경기도 포천에 거주하는 류재선(39) 씨는 지난달 백년가약을 맺었다. 그는 “몇 년 전만 해도 결혼이 인생에서 필수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내 꿈을 지켜주는 사람을 만나면서 결혼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류 씨처럼 결혼에 관한 생각이 바뀐 국민이 2년 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024 사회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52.5%가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와 ‘결혼을 하는 것이 좋다’는 답변을 합한 수치로, 2년 전(50.0%)과 비교했을 때 2.5%포인트 증가했으며 2014년(56.8%)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답변이 41.5%,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3.3%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15~30일 전국 약 1만9000개 표본 가구에 상주하는 만 13세 이상 가구원 3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여전히 여성보다는 남성이 결혼 필요성에 더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남성 58.3%가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해 46.8%인 여성보다 많았다. 미혼인 경우에도 남성(41.6%)이 여성(26.0%)보다 결혼의 필요성을 더 절감하는 분위기다. 자녀에 대한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결혼을 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 사람은 2년 전보다 3.1% 늘어난 68.4%였다. 가정당 이상적인 자녀 수는 2명(66.9%)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1명(19.2%), 3명(10.1%) 순이었다.
동거에 관한 부정적인 인식도 많이 줄었다. ‘남녀가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는 답변이 67.4%에 이르렀다. 2012년(46.6%) 이후 지속해서 수치가 증가해 전체의 3분의 2를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의견은 2012년 22.5%에서 점차 증가해 올해 37.2%까지 올랐다.
하지만 결혼과 출산 및 양육을 점점 힘들어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경제적인 부분을 꼽는 이가 많았다. ‘결혼자금 부족’이 31.3%의 선택을 받았고, ‘출산과 양육 부담’이 15.4%, ‘고용상태 불안정’이 12.9%,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가 11.3%로 그 뒤를 이었다. 국내 결혼식 문화에도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결혼식 비용과 절차 등에서 ‘과도하다’고 느끼는 비율이 76.9%나 됐다.
최근 저출생 문제가 대두하는 가운데 해당 이슈의 해결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대책으로는 ‘주거 지원’이 33.4%로 가장 높았고, 청년 일자리 창출·취업지원(20.8%), 일‧가정 양립 직장문화 조성(14.0%) 등을 꼽았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