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물가가 끝없이 오르는 가운데 대형마트 3사가 본업인 ‘가격경쟁력’과 ‘먹거리’ 역량을 발휘하며 델리코너 메뉴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이마트가 6000원대 치킨을 론칭한 것을 시작으로 홈플러스, 롯데마트도 남녀노소 모두 즐겨먹는 닭강정 제품을 새롭게 선보이며 불꽃 튀는 품질 경쟁을 벌이고 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통계청의 외식물가지수를 토대로 올해 1분기 외식물가 상승률 기여도를 분석한 결과 ‘국민 간식’인 치킨, 햄버거, 김밥, 떡볶이가 모두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치킨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5.2% 올라 2위를 차지했다.
치킨 1마리 값은 배달비를 포함하면 3만원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이에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대형마트 델리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대형마트도 이에 맞춰 전문점 수준의 맛으로 품질을 높여왔다.
가장 먼저 이마트는 지난 8월 1팩 6480원의 ‘어메이징 완벽치킨’을 출시하며 마트 치킨 경쟁의 서막을 열었다. 이마트는 어메이징 완벽치킨 론칭을 위해 약 7개월간 물량 계획, 레시피, 물류 구조, 맛 테스트 등 사전 기획을 진행했다. 국내산 8호닭을 사용해 품질을 높이고, 피코크 비밀연구소가 다양한 실험을 거쳐 만든 비법 파우더로 치킨 본연의 바삭한 식감과 진한 풍미를 살렸다.
어메이징 완벽치킨은 출시 50일도 채 되지 않아 40만팩 판매고를 올렸다. 이에 이마트는 지난달 어메이징 델리 2탄으로 버거와 윙봉을 선보였다. 실질적으로 장바구니 부담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대중적인 먹거리를 선정했다.
홈플러스가 2022년 6월 출시해 오픈런 열풍을 일으킨 마트 치킨의 대명사 ‘당당치킨’은 출시 770일만인 지난달 누적 판매량 1000만팩을 돌파했다. 홈플러스는 당당치킨의 인기에 힘입어 델리 메뉴를 강화해왔다. 그 결과 ‘고백스시’가 최근 500만팩 판매를 돌파하며 새로운 히트 상품으로 부상했다.
홈플러스는 당당치킨의 뒤를 이을 차세대 상품으로 강정을 낙점하고, 이달 신규 강정 브랜드 ‘솥솥’을 론칭했다. 강정은 시간이 흐른 뒤 먹어도 맛이 보장되며 취식도 간편하다. 실제로 최근 3개월 강정류 매출은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기준 최대 128% 성장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마트는 델리 코너의 대표 상품인 ‘갱엿 닭강정’의 인기를 이어갈 신상품 ‘꿀사과 닭강정’과 ‘꿀간장 닭강정’을 출시했다. 갱엿 닭강정은 2017년 출시 이후 매년 500만팩 이상 판매되며 수년간 닭강정 카테고리 내 판매량 1위를 지키는 상품이다. 갱엿 닭강정이 엿기름을 고아 만들었다면 이번 신상품 2종은 본연의 향과 단맛을 가진 꿀을 베이스로 새로운 소스를 개발했다. 이를 위해 롯데마트 푸드이노베이션센터의 전문 셰프와 델리 상품기획자(MD)가 6개월간 최적의 레시피 개발에 매진했다. 꿀 닭강정을 시작으로 새로운 시즈닝을 활용한 치킨 상품군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트 치킨 등으로 대표되는 델리는 가격은 저렴하지만 맛은 부족하다는 평이 많았지만 꾸준히 품질을 개선해온 데다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