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행장 “가상자산 예치금 뱅크런 우려 없어…독립적 자산 운용”

-IPO 기자간담회 개최…두 번째 상장 도전
-구주매출 적정 수준…오버행 우려 일축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케이뱅크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이후 케이뱅크의 성장 전략 및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은 15일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대한 높은 예치금 의존도로 향후 뱅크런(현금 대량 인출 사태)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 대해 ‘그럴 일 없다’고 일축했다. 

 

 최 행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업비트 예치금은 대출 재원으로 쓰고 있지 않으며, 은행 계정에서 비트코인 같은 자산을 가지고 있지 않은 만큼 업비트 예금과 독립적으로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케이뱅크가 업비트와의 제휴를 통해 예치금이 급증하면서 특정 업체에 예금이 과도하게 쏠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 행장은 “업비트 예치금은 별도의 펀드로 은행 내부에서 국공채 및 머니마켓펀드(MMF) 등 고유동성 자산으로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이준형 케이뱅크 전략실장은 50%인 높은 구주매출 비중에 의한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 물량) 우려에 대해 “구주매출이 적정

수준으로 되지 않으면 나머지 물량이 오버행이 된다는 점에서 현 수준은 적정하다고 본다”며 “적정 유통 물량이 있어야 주가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6월 이어 두 번째로 상장에 도전하는 케이뱅크는 다른 IPO과 비교해 상장 초기 시장에서 유통주식 수가 많기에 오버행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0년 하반기부터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기업 중 상장일 유통주식 가능 물량이 28%보다 높은 곳은 게임사 크래프톤(39.0%)이 유일하다. 이 외에 하이브(19.8%), 두산로보틱스(18.4%), 에코프로머티(15.2%), SK아이이테크놀로지(15.0%) 등은 10%대 유통주식 수를 유통했으며, 카카오뱅크는 6.6%를 기록했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국내 1호 인터넷은행으로 금리 경쟁력, 편리한 사용자경험(UX)을 강점으로 높은 성장성과 수익성을 실현할 것이라고 IPO 포부를 밝혔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최근 고객 수와 여수신 잔액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9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고객은 1204만명이며, 금융통계정보시스템(FISIS)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0년 12월~2023년 12월) 4대 시중 은행과 인터넷은행 중 여수신 성장률 1위로 올 상반기말 수신잔액과 여신잔액이 각각 약 22조원, 16조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장세를 토대로 2021년 첫 흑자 전환한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왔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8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잠정적인 자체 결산 자료에 따르면 하반기에도 7월과 8월 두 달간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 이상인 누적 33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리 경쟁력과 혁신적인 사용자경험(UX)이 성장의 동력이 됐다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 케이뱅크는 시중은행 대비 낮은 대출금리와 높은 예·적금 금리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연평균 대출 증가율은 76.8%. 예금 증가율은 70.0%를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상장으로 유입될 자본을 활용해 대출상품의 유형과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리테일 ▲SOHO(개인사업자)/SME(중소기업대출) ▲플랫폼 등 세 가지 부문에 집중함으로써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리테일 쪽에서는 경쟁력을 갖춘 요구불예금과 고객 니즈에 맞춘 특화 수신 상품을 출시해 주거래은행으로 이용하는 고객을 늘리고, 이를 기반으로 저원가성 예금을 확대해 효율적인 자금 조달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SOHO/SME 시장에서는 인터넷은행 중 가장 풍부한 라인업을 갖춘 개인사업자 대출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매출규모 현금흐름, 업종 등의 데이터를 사용한 맞춤형 CSS모델과 자동화된 담보가치 평가, 주주사의 고객 연계 마케팅 역량 등을 활용한 국내 최초의 100% 비대면 SME 대출을 내놓을 예정이다.

 

 한편 케이뱅크의 공모 규모는 총 8200만주이며 주당 희망공모가는 9500원~1만2000원으로 희망공모가 범위 상단 기준 공모금액은 9840억원이다. 공모 유입 자금에 더해 상장 완료 시 7250억원의 과거 유상증자 자금이 추가로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산정 때 자기자본으로 인정받게 될 예정이어서 상장에 따라 1조원의 이상의 자금 유입 효과가 예상된다.

 

 케이뱅크는 16일까지 진행 중인 수요예측을 거쳐 18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일반 청약은 21일부터 22일까지이며, 공모주 투자를 희망하는 투자자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을 통해 청약할 수 있다. 상장일은 오는 30일이다. 

 

 최 은행장은 “대한민국 최초의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상장하게 되어 기쁘다”라며 “공모자금을 리테일과 SME, 플랫폼이라는 3대 성장 전략과 리스크 관리 및 테크에 활용함으로써 상생금융과 혁신금융 실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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