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입 고객 2020만명, 종합소득세 누적 환급 1조원 돌파.’
택스테크(세금+기술) 선두주자 ‘삼쩜삼’이 출시 4년 만에 낸 기록이다. 삼쩜삼은 아르바이트, 프리랜서, 크리에이터, 플랫폼 종사자 등 긱워커(초단기 근로자) 및 N잡러를 위한 간편 종합소득세 신고 및 환급 도움 서비스다. 세무 사각지대에 놓였던 이들에게 단비 같은 서비스로 자리매김하면서 입소문을 탔다. 지금은 경제활동인구 3명 중 2명이 이용하는 ‘국민 앱’으로 성장했다.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CEO)는 2일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언제 어디서나, 쉽게 세무를 할 수 있다는 ‘편의성’이 지금의 입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CEO는 테크 업계의 대표적인 연쇄 창업가다. 소셜미디어 마케팅 회사인 ‘아이티에이치’를 시작으로 명함 앱 ‘리멤버’를 만들었으며, 현재 자비스앤빌런즈라는 모체 아래 삼쩜삼을 비롯해 금융기관 거래내역 통합조회 및 관리를 도와주는 ‘자비스’, 아르바이트 종합 매니지먼트 서비스 ‘하우머치’ 등을 운영 중이다.
‘금융 사각지대를 밝히겠다’는 일념 하나로 사업을 이끌어온 김 CEO는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보다 효율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에게 지금까지 삼쩜삼의 성과와 앞으로의 전략 및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아날로그→디지털’, 넓어지는 고객층
택스테크는 김 CEO가 파고든 틈새시장이다. 삼쩜삼을 출시한 2020년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디지털 세무 서비스를 제공했다.
김 CEO는 “대학원 시절부터 사회초년생 때까지 영수증 처리를 도맡았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과 불필요한 시간, 인력 낭비에 답답함을 느꼈고 이는 자연스럽게 창업으로 이어졌다”고 관심을 둔 계기를 밝혔다. 이어 “자비스 런칭 후 사업자의 미수금을 찾아주는 서비스도 선보였는데,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고객의 60% 이상이 사업자가 아닌 일반인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후 ‘일반인들에게 찾아줄 수 있는 돈은 어떤 것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세금 영역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삼쩜삼은 간편인증(카카오톡, PASS)만 해도 예상 환급 금액을 계산하고, 이를 받을 수 있게 도와준다. 경제활동을 하는 국민이라면 한 해 동안 얻은 소득을 바탕으로 세금이 계산되는데, 프리랜서처럼 연말정산을 하지 않는 경우엔 환급액이 발생해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자동으로 계산해 찾아주는 게 삼쩜삼이다.
김 CEO는 “최근에는 부양가족, 월세 등의 추가 공제뿐만 아니라 공모전 상금, 연금 소득이 있는 분들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고객의 96% 이상이 삼쩜삼에서 확인한 예상 환급액을 그대로 받을 정도로 정확도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주요 타깃층도 확대됐다. 서비스 초기에는 스마트폰 앱 활용에 익숙한 2030세대를 겨냥했지만, 지금은 국내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연령을 공략한다. 김 CEO는 “2021년과 비교하면 4070세대 가입이 399% 이상 증가했고, 누적 가입자의 약 80%가 경제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2070세대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비결은 ‘편리함과 기술적 전문성’
삼쩜삼이 국민 앱이 되기까지는 4년도 채 안 걸렸다. 출시 2년 만에 1000만 고객을 달성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높은 편의성과 우수한 기술력이 그 기반이다. 김 CEO는 “삼쩜삼이 등장한 후로 관할 세무서나 세무사 사무실을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졌다. 또 홈택스보다도 손쉽게 세무 업무를 볼 수 있어 이용률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를 내놓던 당시에는 벤치마킹할 사례가 없어 도전과 실패를 거듭했지만, 이는 곧 삼쩜삼만의 차별 포인트를 만드는 양분이 됐다. 김 CEO는 “초창기에 에너지를 많이 소모했다. 하지만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면서 전문성을 키울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지금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후발 업체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삼쩜삼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뒤로 토스, 핀다, 카카오뱅크 등 핀테크 기업들이 참전했다.
김 CEO는 “이 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었고,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며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납세자들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고, 더불어 세무 시장에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정책이나 제반 사항들의 개선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성공 모델을 따라가기보단 각 플랫폼이 가진 개성을 통해 혁신을 거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무사와 상생·정보 보안’ 필수
삼쩜삼은 세무사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 중이다. 플랫폼의 전문성은 물론 고객 편익을 높이고, 세무사로 하여금 고객 접점을 늘리는 데 목적이 있다. 종합소득세신고 기간이었던 5월에는 ‘세무사 서비스’를 도입했다. 전국에 있는 일선 세무사들과 파트너 제휴를 맺고, 이들에게 자유롭게 업무를 볼 수 있는 특화 플랫폼을 제공했다.
김 CEO는 “기술 발달에 따라 세무 시장이 AI로 대체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숫자로만 판단할 수 없는 영역이 분명 존재한다. 삼쩜삼은 정보 비대칭을 해소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 세무사들의 업무 효율을 상승시키고 나아가 납세자 편익을 도모하는 상생안을 그린다”고 설명했다.
보안 솔루션을 구축하고, 전담 인력을 확충하는 등 개인정보보호 역량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노력은 곧 성과로 이어졌다. 지난해 처음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로부터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은 데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인증을 획득했다.
김 CEO는 “민감한 개인정보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가이드에 따라 신고 즉시 파기하고 있으며, 고객들이 제기한 불편 사항도 적극 반영해 개선하고 있다. 고객의 환급액을 더 많이 찾아 드리기 위해 도입했던 ‘수임 동의’는 작년 5월 폐지하고 100% 자동화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택스테크의 퍼스트 무버로서 ‘성장 거듭’
삼쩜삼은 세무 외에도 더 많은 사각지대를 찾아 AI 기술로 해소하고, 고객으로 하여금 더욱 효율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만들어갈 방침이다. 택스테크에 대한 인식 전환도 바라는 목표 중 하나다.
그는 “여전히 5월이 되면 ‘실제로 환급이 되는지’, ‘수수료만 떼가는 것 아닌지’ 등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고객의 60%가 연 소득 3000만원 이하의 저소득층인데, 이들은 그동안 세무 시장으로부터 소외돼 고소득층이 누리던 경제적인 혜택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삼쩜삼이 등장한 후로 세무 영역에서 권리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공적인 가치를 통해 고객이 권리를 누리고 의무를 행사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