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도 일해요” 부업 뛰는 N잡러 55만명…청년층·40대 중심 급증

서울시내 한 주택가에서 음식배달 종사자가 배달음식을 오토바이에 넣고 있다. 뉴시스

 서울에 사는 직장인 강 모(27)씨는 최근 부업으로 영상 편집을 시작했다. 치솟는 물가에 월급만으로는 경제적으로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강씨는 “부업으로 엄청난 수익을 벌지는 못하지만 부족한 월급에 시작했다”며 “플랫폼에 포트폴리오를 올려놓으면 의뢰가 들어와 일을 구하는 것도 어렵지 않고, 퇴근 후에나 주말에 틈틈이 작업하면 돼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1개 이상의 부업을 하는 이른바 ‘N잡러’가 최근 청년층과 40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노동시간은 늘지만 정작 소득 개선 정도는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비자발적 부업자가 생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부업을 한 적이 있는 취업자는 전년 같은 분기(월평균·45만1000명)보다 22.4%(10만1000명) 늘어난 55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취업자 중 부업자 비중은 2019년 1분기 1.34%에서 지난해 1.97%로 2%에 육박했다.

 

 올해 1분기 연령별 N잡러 규모를 연령대별로 보면 60대 이상이 19만4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11만8000명), 40대(11만5000명) 순이었다. 30대(7만1000명)와 청년층(15~29세·5만3000명)은 10만명을 하회했다.

 

 하지만 증가율은 청년층과 40대에서 뚜렷하다. 1분기 청년층 부업자는 1년 전보다 30.9%(1만2400명)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40대 부업자는 같은 기간 27.7%(2만5000명) 늘어 두 번째로 증가 폭이 컸고 60대 이상(25.1%·3만9000명), 30대(14.9%·9300명), 50대(14.7%·1만50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N잡러 증가세는 배달라이더로 대표되는 플랫폼 일자리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 정부의 분석이다. 시간 제약 없이 일할 수 있고 기존 일자리보다 손쉽게 구할 수 있어서다. 또 유튜버처럼 시간·장소 제약 없이 PC만 있으면 일할 수 있는 정보통신업 관련 일자리도 대표적인 부업 일자리로 꼽힌다.

 

 부업자 증가로 노동시간이 늘고 있지만 그에 비해 소득 개선 정도는 미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복수 일자리 종사자의 현황 및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복수 일자리 종사자들의 주업과 부업을 합친 월 평균소득은 294만7000원으로 단독 일자리 종사자보다 21만원 많았지만 시간당 소득은 1만3000원으로 1만6000원 적었다.

 

 아울러 보고서는 단독 일자리 종사자보다 부업자의 국민연금, 고용보험 가입률이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비자발적 부업을 이끌었을 가능성에 주목하며 양호한 고용률, 실업률 뒤에 숨은 현실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