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반한 ‘치마카세’를 아시나요

 셰프의 손에 메뉴를 맡기는 ‘오마카세’는 비교적 높은 가격, 고급스러운 식재료와 서비스가 특징이다. MZ세대에서 스시 오마카세를 중심으로 최근 수년간 유행처럼 번진 외식 키워드다. 식재료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기도 하고 ‘이모카세(식당 이모가 만들어 주는 오마카세)’ 등이 등장하기도 했다.

 

 경제 침체 전망으로 오마카세 열풍이 조금씩 잦아들고 있지만 이색 외식문화로 자리잡은 것만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제는 ‘치마카세’까지 등장했다. 닭이 재료다. 외식 프랜차이즈 교촌이 운영하는 교촌필방은 지난 6월 이태원 플래그십 스토어로 문을 열었다. 닭을 이용한 이색 요리를 선보여 화제가 된 치마카세는 3개월간의 리뉴얼 기간을 거쳐 10월말 리오픈했다.

 

 치킨이나 닭볶음탕 등 흔히 즐길 수 있는 닭 요리에서는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특수부위를 인지하고 맛볼 수 있다. 일식 스타일로 구성되었던 기존의 오마카세 메뉴에서 한식을 베이스로 메뉴를 변경했다. 관계자는 “예약의 80% 이상이 외국인 고객”이라고 답했다. 외부 홀 이용 고객의 상당수도 외국인 고객이었다. 

 입구부터 독특하다. 거대한 문의 입체적인 텍스처로 한 번, 우측에 걸려있는 대형 붓으로 또 한 번 흥미롭다. 붓을 힘껏 아래로 당기면 스르륵 커다란 문이 열린다. 비밀의 문을 건너 ‘교촌필방’의 컨셉츄얼한 복도를 지나고 나면 또 하나의 문이 열린다.

 치마카세는 교촌필방의 히든 플레이스 ‘묵암’에서 펼쳐진다. 고요할 묵(嘿)에 어두울 암(暗)을 썼다. 어두운 인테리어에 테이블 위로 집중된 조명으로 음식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다.

 

 ‘얇게 저민 가슴살을 삼색채소에 말아 잣소스에 찍어 먹는 ‘계선’, 근위와 오이 초절임을 더한 ‘근위초무침’, 닭발과 닭연골을 쫀득하게 굳힌 ‘닭편육’으로 구성된 ‘맞이 3종’을 시작으로 에피타이저 ‘새싹  삼  냉채 & 닭가슴살’이 먼저 제공된다.

 코스의 시작은 ‘토종닭 콩피&목살 숯불구이’다. 기름에 장시간 조리한 토종닭다리와 목살을 솔잎과 함께 숯불에 구웠다. ‘속을  채운  닭날개  튀김’은 대만에서 꼭 먹어봐야 한다는 ‘닭날개 볶음밥’이 떠오른다. 새우살과 버섯을 다져 속을 채웠고 ‘허니소스’를 붓으로 발라 취향껏 먹으면 된다. 벼루를 연상시키는 소스통, 마치 먹물 같은 소스다. 오리지널 치킨 소스를 만드는 붓질의 과정을 직접 체험하게 했다.

 

 

토종닭의  안창살, 등살, 넙적다리  부위에  매콤한  특제소스를 입힌 ‘특수부위  닭불고기’에 이어 토종닭 패티, 볶은 톳, 된장소스를 베이스로 한 치킨버거에 이어 닭육수에 토종닭 넓적다리와 뿌리채소를 넣은 ‘영양 솥밥 반상’, 크림브릴레와 카모마일로 약 100분 간의 코스가 마무리된다.

 

정가영 기자 jgy93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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