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부와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부문 수지가 95조8000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연속 마이너스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적자다.
코로나19 방역 지출과 민생 안정에 따른 이전 지출이 늘어나면서 적자 폭을 키웠다. 지난해 국제유가 상승으로 에너지 관련 공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공공부문 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부문 수지(총수입-총지출)는 95조8000억원 적자로, 2007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1년(27조3000억원 적자)과 비교하면 적자 폭은 3배 이상 늘었다.
공공부문 총수입은 1104조원으로 전년(994조9000억원) 대비 109조1000억원(11.0%) 늘었다. 일반정부의 조세 수입이 큰 폭 증가한 데다 공기업 매출액 등도 증가하면서 공공부문 총수입은 증가했다.
그러나 총지출은 1199조8000억원으로 총수입보다 더 컸다. 1년 전(1022조2000억원)보다 117조6000억원(17.4%) 늘어난 수준을 기록했으며, 증가 폭은 지난 2007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부문별로 보면 중앙·지방정부, 사회보장기금 등을 포함한 일반 정부의 수지는 39조8000억원 적자로 전년(6조6000억원)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법인세와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 조세 수입이 늘며 총수입이 843조2000억원으로 98.3% 늘었다. 하지만 코로나19 관련 지출 등으로 최종소비지출과 기타 경상이전이 늘어나면서 총지출이 883조원에 달해 12.4% 증가하면서 적자를 냈다.
일반 정부의 부문별 수지(총수입-총지출)를 보면 중앙정부는 적자를 지속했지만, 지방정부와 국민연금기금 및 공단, 공무원연금기금 및 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사회보장기금은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비금융 공기업 수지는 64조원 적자를 나타내 전년(21조8000억원)에 비해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2007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 수준이다. 총수입은 22조8000억원으로 17.2% 늘었지만, 총지출은 286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35.4% 늘었다. 지난해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산업은행과 주택금융공사 등 금융 공기업의 총수입은 32.3% 늘며 48조6000억원을 기록했고, 지출은 40조7000억원으로 14.1% 증가했다. 이에 따라 금융 공기업 수지는 7조9000억원으로 전년(1조원)에 비해 흑자 폭이 확대됐다. 이는 2007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일반정부 수지(39조8000억원 적자)는 명목GDP(1261조8000억원) 대비 -1.8%를 기록했다. 사회보장기금을 제외한 공공부문 수지는 명목GDP 대비 -3.4% 수준이다.
이인규 한은 경제통계국 지출국민소득팀장은 “공공부문 수지는 코로나19 방역 지출과 민생 안전에 따른 이전 지출 등이 늘며 적자가 이어졌다”며 “특히 지난해는 원유와 천연가스 등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에너지 관련 공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돼 공공부문 적자 폭이 2021년보다 확대됐다”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