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이륜차, 재해 위험 높은 데도 보험가입률 낮은 이유는?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를 계기로 배달 문화가 확산되면서 이륜차가 늘고 있지만, 배달용 이륜차인 유상운송용 운전자의 보험 가입률은 낮은 상황이다. 배달원은 업무상 재해 위험에 대한 노출이 높은 데도 보험가입률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25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이륜차보험 가입률은 50%로 이마저도 의무보험만 가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유상운송용 이륜차는 운행 행태가 유사한 자동차보험의 영업용과 비교해 사고율이 높은 편이지만 보험 가입률은 현저히 낮다.

 

 2021년 말 기준 이륜차 등록대수는 221만3837대로 승용차와 이륜차를 합친 등록대수(2712만4938대)의 8.2%를 차지했다. 사고 건수는 18만8047건 중 9.8%(1만8375건)를 기록했다. 

 

 이륜차보험대인배상Ⅰ가입률은 지난해 말 기준 51.8%로 자동차보험(개인용·업무용96.4%)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륜차보험의 낮은 가입률은 무보험에 대한 관리가 미흡하고 이륜차의 높은 손해액에 일차적인 원인이 있다”며 “안전운전을 위한 환경 조성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고 감소와 보험가입 증대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최근에는 교통사고 사망자는 줄고 있는 반면, 이륜차 사고 사망자는 증가하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는 역대 최소 수준인 2735명을 기록했지만, 이륜차 사망자는 전년 대비 5.4% 증가한 484명이었다. 

 

 이륜차는 현재 교차로마다 설치된 무인단속장비로 단속이 되지 않아 다른 차종에 비해 신호위반과 주행안전성이 떨어져 공작물충돌, 전도 등 차량 단독 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도 42.1%로 높은 편이다. 이에 정부는 이륜차를 비롯해 고령자 안전 등 두 바퀴 교통수단 안전에 중점을 두고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대책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이륜차의 보험 가입률이 낮은 이유 중 하나는 비싼 보험료로 보험 가입의 진입 장벽이 높다는 점이다. 또한 최초 가입자와 고위험 운전자들에게 같은 요율이 적용돼 가입자 간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유상운송용 이륜차의 평균 보험료는 224만원으로 2021년 기준 전체 배달종사자 21만6503명 중 29.6%인 6만4152명만 유상운송용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용, 업무용, 가정용 등 용도별로 보험료를 비교했을 때 이륜차는 자동차보다 최대 2배 비싼 보험료를 내야한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피보험자가 단체라면 단체의 손해율 실적을 토대로 보험료를 산출하는 단체 할인·할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륜차보험은 단체 할인·할증 제도가 없고 개별 이륜차의 요율을 반영하고 있다. 단체의 과거 손해율 실적이 보험료에 반영되지 않아 소속 이륜차의 위험관리 유인이 부족한 실정이다.

 

 김 연구위원은 운전자의 위험도를 반영한 보험료 차등화가 가능하되, 보험가용성이 유지될 수 있는 요율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또 신규운전자의 보험가입은 확대하고 고위험 운전자의 보험가용성을 유지할 수있도록 최초 가입자 요율 등급을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손해보험사들은 이륜차 보험상품을 내놓고 관련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 3월 배달대행·이륜차렌트 기업인 인성그룹과 ‘이륜차 보험시장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4월에는 이륜차에 특화한 ‘하이바이크운전자보험’을 출시했다. DB손해보험은 올바른 이륜차보험 가입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전기 이륜차렌트 업체인 바이크뱅크와 ‘보험가입 식별 스티커’를 보급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쿠팡이츠 배달파트너 전용 시간제 보험상품인 ‘let:way 배달플랫폼 자동차보험’을 내놨으며 출시 석 달 만에 누적가입 1만건을 달성하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비싼 이륜차보험료로 배달종사자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사고가 나면 보장사각지대가 발생한다”며 “이륜차보험의 최초가입자 보호할인 등급, 시간제 보험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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