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 SK, LG 등 국내 대기업들이 속속 전략회의를 열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전략회의를 열어 하반기 시장 변화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고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섰다 . 업계 관계자는 “미중 패권 갈등, 공급망 불안 등의 요인으로 하반기 기업의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이에 따라 기업들이 전략회의를 통해 시장을 분석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선 삼성전자는 이달 하순 글로벌 전략회의를 시작으로 부문별 회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열린다.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 주요 임직원이 온오프라인으로 한자리에 모여 사업 전략과 위기 대응에 대해 논의한다. 이재용 회장은 회의에 직접 참석하진 않지만, 사업부문과 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영업 전략을 논의하기 때문에 꼼꼼히 챙겨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한종희 부회장이 이끄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오는 20∼22일 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가전 사업의 부진과 올해 하반기 공개 예정인 갤럭시Z 폴드5·플립5 마케팅 전략 등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부문별 전략회의 중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경계현 사장이 이끄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다. 오는 20일 전략회의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황 악화로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는 감축까지 선언하며 위기 탈출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SK그룹은 오는 15일 경기도 이천의 SKMS연구소에서 ‘2023 확대경영회의’를 연다. SK 확대경영회의는 8월 ‘이천포럼’, 10월 ‘CEO 세미나’와 함께 SK그룹 최고 경영진이 모여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연례회의 성격을 띠고 있다. 회의에는 최태원 회장과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장동현 SK㈜ 부회장 등이 참석해 상반기 경영 현황을 점검하고, 하반기 경영전략 수립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SK그룹 역시 반도체 불황에 따라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사업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SK그룹이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논의도 중점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오는 7월 하반기 경영 전략 모색을 위한 VCM(Value Creation Meeting)을 연다. 신동빈 회장과 각 계열사 대표 등이 참석하는 VCM에서는 경제 위기 속 지속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이 논의될 전망이다.
LG그룹은 이미 지난달 8일부터 계열사별로 순차적으로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열고 미래 사업을 점검했다. 구광모 회장 주재로 열린 이번 전략보고회는 LG전자와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해 고객과 시장 변화에 대한 분석,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 등 중장기 전략 방향과 실행력 제고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매년 7월 한국에서 글로벌 법인장 회의를 열어 권역별 전략과 글로벌 전체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다만 올해 개최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준 기자 young0708@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