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핫뉴스] 경영 공백 현실화 KT… 풍전등화는 계속

KT 대표이사 선임 일정이 파행을 겪으며 경영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KT 사옥. 뉴시스

 

 KT 정기주주총회가 31일 열리는 가운데, 사상 초유의 경영공백이 현실로 다가왔다. 

 

 지난주 산업계를 통틀어 뜨거운 감자는 단연 KT의 행보였다. 지난 27일 윤경림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가 이사회에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윤 사장은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기대 수준을 넘어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새로운 CEO가 선출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윤 사장이 언급한 ‘주요 이해관계자’와 ‘지배구조 개선’은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을 의미한다. 국민연금은 KT 대표이사 선출 관련 논의가 시작된 지난해 말부터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자율 지침)를 명목으로 구현모 현 대표이사의 연임을 반대했다. 2, 3대 주주인 현대차그룹과 신한은행이 대주주 의중을 따르겠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구 대표는 물론 윤 사장까지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가 모두 사퇴했다. 당장 후보자도 없어 31일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새 대표이사 선임이 안건에서 빠졌다. 민간 기업의 대표가 공백이 된 것이다.

 

 KT는 지난 28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에게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겼다. 박 대행은 “비상 경영 상황이기는 하나 변경해야 할 것은 없다”고 임직원을 다독였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당장의 경영 공백이 KT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상경영체제에서 주요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이사회가 흔들리고 있는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다. 사내 이사였던 구 대표와 윤 사장이 모두 사퇴하면서 KT 사내 이사는 0명이다. 사외이사 역시 줄줄이 사퇴했고 남은 3인이 이번 정기주주총회을 끝으로 임기가 끝난다. 3인 모두 재선임 의사를 밝혔지만,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을 포함해 2대 주주 현대차그룹까지 반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주총에서 이들 3인의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이 부결되거나 자진 사퇴할 경우 김용헌 전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한 명만 남게 된다. 

 

 KT의 이 같은 파장은 정치권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은 지난 29일 “(KT의 새 지배구조가) 기존 카르텔에 좌우되지 않는 우리나라만을 위한 지배구조가 될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며 앞서 KT 대표 인선 절차를 비판했던 입장을 고수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 과방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정부·여당은 KT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KT가 이사회를 재정비하고 새 대표이사를 선임하기까지 최소 5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권영준 기자 young070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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