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시력 도둑' 녹내장…제약업계도 신약개발 경쟁 후끈

당뇨병성망막증·황반변성과 함께 3대 실명질환
삼천당제약, 유럽 시장에 녹내장 치료제 첫 수출
식약처, 녹내장 환자의 新 치료제…'선택권 확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소리없는 시력 도둑’이라 불리는 녹내장 치료제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녹내장은 당뇨병성망막증, 황반변성과 함께 대표적인 3대 실명 질환으로 꼽힌다. 녹내장은 안압 상승으로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 장애가 생겨 시신경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질병을 말한다. 실명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중요한 질환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여전히 어렵고 생소한 질환이다.

 

치료방법으로는 약물치료와 수술치료가 가능하다. 녹내장은 완치가 불가능해 병의 진행을 막아주는 방식이다. 따라서 녹내장 치료는 완치가 아닌 시야 결손의 진행을 늦추고 실명을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국내 녹내장 환자는 약 1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녹내장의 대표 위험인자는 ‘근시’다. 근시의 증가는 녹내장의 증가로 이어진다. 특히 녹내장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녹내장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 

 

이에 기업들도 녹내장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오기업 피노바이오는 녹내장 신약후보물질 ‘NTX-101’을 개발하고 있다. NTX-101은 안압 저하와 함께 시신경 보호 효과를 가진 혁신 신약 후보물질이다. 안압을 상승시키는 호르몬인 코르티솔 관련 효소(11β-HSD1) 저해 방식으로 안압 상승을 억제하고 동시에 항산화인자인 Hrf2/HO-1를 활성화시켜 시신경을 보호한다. 또 안구건조증, 망막성 질환 등 향후 적응증 확장 잠재력도 가지고 있다. 

 

바이오 기업 퓨쳐메디신도 경구용 녹내장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퓨쳐메디신은 지난 2017년 아데노신수용체를 타깃으로 하는 합성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안압 저하와 시신경 보호 효과를 동시에 가지는 경구용 녹내장 치료제를 연구·개발해왔다. 현재 호주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삼천당제약은 지난해 유럽 파트너사인 옴니비전과 계약한 일회용 녹내장 치료제 첫 수출을 진행했다. 삼천당제약은 이번 첫 수출 이후 1~2개월 단위로 정기적인 수출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 일회용 녹내장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추후 수출 물량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8년 삼천당제약은 1400억원 규모 일회용 녹내장 치료제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 측은 "계약 체결시 연간 예상 매출은 100억원이었으나,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약 200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삼천당제약 매출의 약 20%에 달하는 규모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녹내장 환자의 안압을 낮춰주는 한국산텐제약의 수입 신약인 ‘로프레사점안액0.02%(네타르수딜메실산염)’을 지난달 허가했다. 로프레사점안액0.02%는 안구의 방수 유출을 증가시켜 개방각 녹내장 또는 고안압 환자의 안압을 낮춰주는 의약품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기존 녹내장 또는 고안압 환자의 안압 상승으로 인한 제반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치료제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민지 기자 minj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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