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벼랑 끝에서 기회를 잡았다. 한 줄기에서 시작한 희망이 점차 커지고 있다. 프로야구 KT 우완투수 조이현(28)은 “다시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올해 정말 잘해보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2014년 한화에서 데뷔했다. 2015시즌 종료 후 정우람의 자유계약(FA) 보상선수로 SK(현 SSG) 유니폼을 입었다. 상무 야구단에서 복무를 마친 뒤 2021년까지 중간계투 겸 대체선발로 뛰었다. 지난 시즌엔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았다. 한 차례도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2군 퓨처스리그서 18경기(선발 3경기) 24⅓이닝에 등판해 3승4패 1홀드 평균자책점 9.99로 고전했다. 결국 지난해 10월 SSG에서 방출됐다.
약 한 달 만에 새 둥지를 찾았다. KT에 입단했다. 지난달 1군의 미국 애리조나 투손 스프링캠프에 동행해 몸을 만들었다. 조이현은 “모두가 다 잘해줬다. 덕분에 빨리 적응했다. 두루두루 친해졌다”고 미소 지었다.
시즌 준비도 순조롭다. 지난 13일 시범경기 첫날 키움전에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3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으로 2-1 승리에 기여했다. 투구 수는 40개(스트라이크 29개)였다. 투심 및 포심 패스트볼과 포크볼, 슬라이더, 커브를 골고루 점검했다.
조이현은 “오랜만에 1군 마운드에 올라 투구했다. 떨리기보단 설레고 재밌었다”며 “지난해에 비해 팔 상태가 정말 좋다. 아직 점검하는 과정이지만 스프링캠프 연습게임 때와 비교해도 마운드에서의 느낌이 더 괜찮다”고 밝혔다.
패스트볼 구속은 다 올라오지 않았다. 2021년까지 평균 시속 141㎞를 기록했다. 13일 키움전에선 최고 구속이 140㎞였다. 조이현은 “캠프 때부터 노력했는데 구속이 생각만큼 향상되지 않는다. 조금 어려운 듯하다”며 “대신 제구에 신경 쓰는 중이다. 제구는 원하는 대로 되고 있다. 나름대로 장점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규시즌 개막까지 2주가량 남았다. 조이현은 “한 해 동안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뛸 수 있었으면 한다. 목표는 정말 그것뿐이다”며 “경기를 거듭하며 부족한 점을 찾아 보완해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최원영 기자 yeong@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