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에 AI 업계 들썩… 글로벌 IT 기업, 사활 건 경쟁 시작된다

챗GPT 초기화면

[권영준 기자] 판결문도, 논문도, 심지어 부동산 전망까지도 인공지능(AI)이 대신 써주고 예측하는 시대가 왔다. 대화 전문 AI 챗봇 ‘챗GPT(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에 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관련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나선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 MS 등 글로벌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이 챗GPT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관련 기업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기술 개발을 시작했고, 최근에는 기술 고도화를 통해 서비스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계획”이라며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의미”이라고 설명했다.

 

 챗GPT는 미국의 비영리 연구소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AI 채팅로봇이다. 수백만 개의 웹페이지로 구성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인간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여기에 지식정보 전달, 창의적 아이디어 생성, 문제 해결 방안까지 내놓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업무보고에서 챗GPT와 관련해 “대통령 신년사를 챗GPT가 한 번 써보게 해서 받아봤다. 그럴 듯 하다. 정말 훌륭하더라”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콜롬비아에서는 판사가 판결문을 챗GPT를 활용해 판결문을 작성했다고 털어놨다. 후안 마누엘 파디야 판사는 “초고 작성을 편하게 해줄 수는 있지만, 판사를 대체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그만큼 챗GPT가 고도화되다 보니 논문 작성에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권위 있는 국제과학학술지 ‘네이처’와 ‘사이언스’도 1월 논문에 책임을 질 수 없는 챗GPT 등 AI를 논문 저자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챗GPT와 관련해 다수의 논란과 문제는 있지만, 반대급부로 수요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글로벌 거대 IT 기업들이 AI채봇 서비스 사용화를 위해 기술 개발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글로벌 기업 가운데 눈에 띄는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다. 챗GPT를 선보인 오픈AI 손을 잡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꾸준히 투자해왔고, 지난달에는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MS는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와 검색 서비스 ‘빙’, 그리고 엑셀·파워포인트 등에 적용한다.

 

 구글도 MS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4일 미국 언론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구글이 챗GPT에 대응할 제품을 개발 중인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4억 달러(약 5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자했다. 앤스로픽은 오픈AI 창립자 그룹이었던 애머데이 남매가 공동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이 곳 역시 최근 관련 테스터 버전을 공개한 바 있다.

 

 국내 기업도 뜨겁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3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생성 AI 같은 새로운 검색 트렌드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상반기에 네이버만의 업그레이드된 검색 경험 서치 GPT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국내 최초 한국어 특화 초거대 AI 모델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버를 선보인 바 있다. 이를 고도화해 ‘서치GPT’ 내놓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카카오, AI 관련 스타트업까지 AI 기술 개발 중인 다수의 기업이 서비스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도 AI에 특화된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관련 시장은 블루오션으로 볼 수 있다.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 육성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의 잰걸음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young0708@segye.com

 

사용자가 스마트폰으로 오픈AI의 챗GPT를 실행하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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