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조달비용 상승에 3분기 순이익 줄어… 자산은 증가했지만 부실화↑

저축은행과 지방은행 등에 이어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도 연 5%를 넘어섰다. 은행권에 따르면 2일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은 1년 만기 기준 최고 연 5.01% 금리를 제공한다.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에 정기예금 금리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세계비즈=이주희 기자] 금리 상승으로 조달 비용이 오르고,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위 5대 저축은행 모두 3분기 당기순이익이 1년 전 대비 모두 감소했다. 반면 총자산 규모는 1년 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은 특히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가계신용 대출의 취급 비중이 높아지면서 성장했는데 이는 위험 노출이 높은 자산에 속해 부실화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5대 저축은행(SBI·OK·웰컴·한국투자·페퍼저축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의 합은 19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 줄었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7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줄었다.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곳은 페퍼저축은행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줄었다. 가장 감소 폭이 적었던 곳은 OK저축은행(4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하는 데 그쳤다. 웰컴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237억원, 24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7%, 8% 줄었다.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 감소는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 비용 증가에 더해 가계대출의 총량규제 강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다.

 

금리가 오르면서 저축은행들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수신금리를 가파르게 올렸는데 이에 따라 예금자에게 지급하는 이자 비용이 늘어났다. 실제로 5개 저축은행의 이자비용은 29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90% 급증했다.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5.53%로 올 1월(연 2.37%)과 비교하면 3.16%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물가 지속, 내년 초 추가 금리 인상 및 부동산 경기 악화 등으로 자금시장 경색이 지속되고 있어 저축은행의 부실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부동산금융, 사업자모기지론, 가계신용대출 세 가지를 위험 요인으로 꼽으면서 특히 부동산금융에 대한 위험성을 가장 크게 보고 있다.

 

저축은행의 양적 성장속도가 빠른 점이 위험한 신호라는 의미로, 올 3분기 5개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52조90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2조3069억원) 대비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곳은 한국투자저축은행으로 1년 전 대비 35.5%(2조1500억원) 늘었다. 지난해 3분기 6조771억원이었던 자산은 올 3분기 8조2354억원을 기록했다. 자산 규모로만 보면 SBI저축은행이 1년 전 보다 4조원 가까이 불어나 가장 증가 폭이 컸다. SBI저축은행의 올 3분기 총 자산은 지난해 3분기(12조9749억원) 대비 30% 늘어난 16조8954억원을 기록했다. 

 

한신평은 “(저축은행은) 코로나 기간 동안 다른 업권과 비교했을 때 여신 성장률이 가장 높았다”면서 “약 2년 반 동안 브릿지론 및 PF와 같은 부동산금융은 약 250%, 사업자모기지론은 약 180%, 가계대출은 약 67% 각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낮아진 대출 성장률은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며, 가파른 금리 상승은 차주 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져 대손 부담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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