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상반기 車손해율 개선에 호실적…3분기는 폭우로 '불확실성'↑

5대 손보사 상반기 호실적…車손해율 개선·백내장 청구 감소 덕
폭우 따른 침수 차량 피해 증가에 3분기 손해율 상승 폭 확대 전망

수도권에 지난 8일부터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내려 7000여대 이상의 차량이 침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지난 11일 오전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 보험사 직원들이 서울, 경기지역 침수차량들을 옮기고 있는 모습. 뉴시스

 

[세계비즈=이주희 기자] 올해 상반기 5대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 손해율 개선과 백내장 청구 감소 등에 힘입어 호실적을 냈다. 다만 3분기에는 이번 집중 호우로 인한 차량 침수 피해 영향으로 규모가 큰 손보사부터 손해율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11일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는 올 상반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화재는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한 749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세전이익은 1.8% 늘어난 1조286억원이다. 삼성화재는 일반보험(10.0%)을 비롯한 자동차보험(0.9%), 장기보험(0.3%) 등 모든 사업 부문이 성장했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유가 상승 및 코로나19에 따른 자동차 운행량 감소로 사고율이 줄어든 데다 손해 절감 위한 노력이 더해지며 지난해 상반기보다 손해율이 2.5%포인트 개선된 76.5%를 기록했다.   

 

현대해상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5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41.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093억원으로 38.4% 늘었다.

 

현대해상은 관계자는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중심으로 손해율이 개선됐으며, 경과보험료 성장에 따른 사업비율 하락으로 전체 보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39억원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보험은 전년 대비 1.6%포인트 손해율이 개선됐고, 장기보험은 과잉 백내장 수술 청구 등의 감소로 손해율이 0.7%포인트 낮아졌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해상은 퇴직비용 280억원을 반영했음에도 양호한 사업비율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DB손해보험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2% 늘어난 5625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원수보험료(매출액)는 7조9107억원으로 6.4% 증가했다. 종목별 손해율은 자동차보험은 76.0%, 장기보험은 82.0%, 일반보험은 74.2%로 1년 전보다 개선됐다.

 

KB손해보험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7.5% 증가한 4394억원이다. 이는 장기보험 및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 부동산 매각으로 인해 약 2160억원의 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KB손해보험 장기·자동차·일반보험의 손해율

 

메리츠화재는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58.9% 증가한 46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64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6% 늘었다. 

 

다만 이달 8일부터 이틀간 쏟아진 폭우로 수도권 지역에서 침수 차량 피해가 증가해 3분기 손보사의 전년 대비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폭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자동차보험 손해액 증가율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우수한 손해율을 보였지만 이번 침수 피해로 일정부분 영향은 불가피해졌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주요 4개 손보사에 집계된 차량 침수피해 신고건 수는 약 7000건이며, 추정 손해액은 860억원에 이른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기록적인 호우와 추가 피해 가능성이  손보사 실적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번 피해는 과거 케이스와 동일하게 통제 범위 내에서 관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 연구원은 “집중호우 같은 자연재해로 발생한 손해액은 이벤트 별로 XOL(Excess of Loss: 초과손해액 재보험) 한도를 설정하는 재보험에 가입하고 있는데, 이번에 발생한 손해액의 경우 일정 수준까지는 원수보험사(손해보험사)가 지급하고 설정된 수준을 넘어서는 보험금은 재보험사가 커버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DB손보와 현대해상의 경우 이벤트 XOL의 한도는 70억∼80억원 수준이며,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삼성화재는 120억원~14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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