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된 '한국투자증권' 사옥, 이전·리모델링 가능성은?

한국투자증권 직원들이 물이 침투된 건물 내부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8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한국투자증권 사옥이 침수되자 업계에선 사옥 개보수 및 이전 가능성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 침수 이후 전력 공급 불안정으로 전산장애가 일어난데다 본사 자체도 27년 동안 사용한 건물이기 때문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4시부터 한국투자증권의 HTS(홈트레이딩시스템)·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에 전산장애가 발생해 다음날인 9일 오전 7시15분께 마무리 됐다. 15시간 이상 전산장애가 발생해 시간 외 거래나 해외주식에 투자하려던 고객들이 제 때 매도하지 못해 불편을 겪었다.

 

 지난 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국투자증권 본사 침수 사진이 게재되면서 침수 피해가 발생한 것이 전산장애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한국투자증권의 전산장애 원인이 침수가 아니더라도 오래된 건물로 인한 시스템 불안정으로 개보수 및 이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 본사 건물은 원래 호텔 용도로 지어진 건물이라 내부 구조 및 정문 차량 진입로 등이 호텔과 비슷한 구조로 설계돼 있다.

 

 로비도 안쪽으로 긴 형태를 띠고 있으며 6층 테라스도 호텔과 같은 느낌이 든다. 1993년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한국투자신탁이 입주하면서 본사 사옥이 됐다. 이 건물은 본사 면적이 좁은데다 지하주차장은 비가 내리는 날이면 외벽 누수가 발생하곤 한다. 

 

 현재 사옥을 보유한 초대형 IB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 사옥 개보수 및 매각 관련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며 “전산장애로 인한 보상 등 급한 업무부터 처리한 후 장기적인 차원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사태가 전력 공급 불안정이라고 설명했다. 폭우로 인한 누수 여부는 조사 중이라는 입장이다. 이번에 발생한 침수는 서버, 전산실과 무관한 5층으로 6층 야외 테라스에서 빗물이 넘쳐흐르면서 문제가 됐다고 주장했다. 빗물이 전산 기계실까지 흘러 들어가 합선이 발생, 전력 공급 장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15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거래가 막히면서 고객 불만이 고조되자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대국민 사과문’을 들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정 사장은 지난 9일 자사의 트레이딩시스템과 홈페이지 등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이번 전산장애로 많은 고객분들께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문제해결을 위해 최대한 노력했지만 복구가 지연돼 정규장 마감 이후 시간외 주문과 해외주식 거래 등 업무가 중단됐다”고 전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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