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가구에 깃든 LV역사… 루이비통, 럭셔리 리빙 진수 선뵌다

7일부터 ‘오브제 노마드 展’
14팀 디자이너 60여점 작품
브랜드 철학 ‘여행예술’ 해석
모노그램 입은 의자·조명 ‘우아’

[정희원 기자] 루이비통이 국내 최초로 디자인 가구 단독 전시 ‘오브제 노마드(OBJETS NOMADES)전’을 열었다.

 

6일 루이비통에 따르면 전시는 오는 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청담동 비영리 문화공간 ‘송은’에서 무료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가구에 녹여낸 루이 비통의 철학과 세계관을 살펴볼 수 있다.

 

지하 2층과 2층, 3층까지 총 3개층에서 60여점 이상의 작품이 기다린다. 지난 3일 전시를 미리 둘러봤다.

송은 1층에서 내려다본 지하 2층 전시 공간 사진=정희원 기자

오브제 노마드는 루이비통이 2012년 첫 선을 보인 프로젝트다. 이는 ‘유목민을 위한 오브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일각에서는 루이비통이 가구나 라이프스타일 분야까지 아우른다는 데 의아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여행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브랜드의 역사를 녹여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브랜드 설립자인 루이 비통은 1854년 프랑스 파리에서 ‘여행가방 꾸리기 전문 매장’으로 역사를 썼다. 그는 과거 ‘패커(짐 꾸리기 전문가)’로 일하며 쌓은 노하우를 십분 발휘, 1858년 사각형 트렁크 ‘그레이 트리아농 캔버스’를 선보이며 명성을 쌓았다.

 

이후 다양한 물건(심지어 침대까지)을 담을 수 있는 특제 트렁크들이 나왔고 현대에 들어서며 트렁크가 핸드백으로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2012년 시작된 오브제 노마드 역시 벨 램프·해먹 등 이동이 쉬운 물건에서 시작돼 점점 라이프스타일로 확장된 양상을 보여 왔다.

 

160여년간 이어진 여행 예술을 현대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작품으로 보면 된다. 디자이너들이 여행에서 받은 영감으로 오브제를 상상하면 루이비통이 이를 완성하는 방식으로 협업했다.

지하 2층 공간에 전시된 캄파냐 형제의 메렝게 푸프, 코쿤체어, 봄보카 소파. 관람객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정희원 기자

이번 전시에서는 14팀의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브라질의 캄파나 형제를 필두로 인디아 마다비, 마르셀 반더스,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 아뜰리에 오이 등이 각각의 개성에 루이비통의 철학을 융합시켰다.

 

전시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휴대할 수 있는 작은 램프들이 설치된 보라색 방이 기다린다. 이는 여행이라는 루이비통의 콘셉트를 담아낸 공간이다. 루이비통 특유의 가죽 끈에 램프가 싸여 있어 마치 램프의 정원에 들어온 것 같다.

 

이후 캄파나 형제가 만든 강렬한 금잔화 색의 벌보 체어가 존재감을 드러낸다. 꽃잎 형상의 1인 소파로 빨간 배경과 대비된다. 자넬라토 보르토토가 디자인한 조명과 함께 강렬한 이미지를 남긴다. 한국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프랭크 추의 긴 소파와 의자도 만나볼 수 있다.

 

오브제마다 루이비통의 아이덴티티가 녹아 있어 이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특유의 모노그램 플라워를 형상화한 가죽 조화인 ‘오리가미 플라워’(아뜰리에 오이), 이를 담고 있는 같은 문양을 토대로 한 ‘블라썸 화병’(요시오카 도쿠진), 모노그램 플라워가 유리 상판을 지지하는 형태의 ‘아네모나 테이블’(아뜰리에 비아게티), 모노그램 형태로 그림자가 지는 조명 ‘서피스 램프’(넨도) 등이 눈에 띈다.

블라썸 화병에 담긴 오리가미 플라워가 아네모나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다. 사진=정희원 기자

본래 샴페인을 담아 이동하기 위해 탄생한 핸드백 ‘노에’를 닮은 화분 받침 ‘토템 플로럴’(다미앙 랑글루아-모린느)도 우아하다.

노아 핸드백을 닮은 화분 받침 토템 플로럴. 사진=정희원 기자

이밖에 체스판·당구대·풋볼테이블부터 어디서든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주사위, 룰렛 등 게임·도박의 필수품을 하나의 트렁크에 집약한 ‘카지노 트렁크’ 등 시중에서 보기 어려운 트렁크도 만나볼 수 있다. 카지노 트렁크의 경우 미국의 디자이너 타미 힐피거가 소유한 바 있다.

게임의 필수품을 담고 있는 카지노 트렁크 사진=정희원 기자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지하2층이다. 검고 푸른 공간 속을 오브제들이 채우고 있다. 마치 바다를 항해하는 듯한 이미지로 조성됐다. 캄파냐 형제의 구름 같은 형태의 ‘봄보카 소파’와 새장에 매달린 듯한 특유의 ‘코쿤’을 만나볼 수 있다. 핑크빛, 하늘빛, 라임색 의자가 공간 속에서 일렁인다. 이들은 머랭을 형상화한 ‘메렝게’ 푸프도 선보였다.

 

특히 전시를 모두 둘러본 뒤 나가기 전 빈 공간에서 지하 2층을 내려다보면 색다른 멋진 뷰를 감상할 수 있다.

지하 2층 공간에 전시된 캄파냐 형제의 메렝게 푸프, 코쿤체어, 봄보카 소파. 사진=정희원 기자

별천지 같은 공간에서 럭셔리 리빙의 진수를 맛볼 수 있어 눈이 즐겁다. 특히 이번 전시는 단순히 사물만 공개된 게 아니라, 세계적인 건축사무소 헤르조그&드 뫼롱이 함께한 만큼 공간과 어우러진 오브제를 감상할 수 있어 더 특별하다.

 

전시된 오브제는 루이비통 홈페이지, 매장 등을 통해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은 오브제 하나가 최소 1000만원을 호가한다. 이밖에 코쿤 체어는 1억3000만원대, 봄보카 소파 가격은 9000만원대다.

 

전시는 송은 네이버 예약플랫폼을 통해 예약 후 관람해야 한다. 다만 주말은 이미 매진된 상황이다. 첫 번째 전시인 만큼 관심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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