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의 월세화’ 가속… 서민 주거 불안감 커졌다

서울 임대차 중 월세 비중 51.6%… 매물 줄고, 이자·세금 부담↑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 상가 내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시세표가 붙어있다. 뉴시스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최근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월세는 전세보다 매달 소요되는 비용이 크고 주거 안정성도 떨어지는 만큼 서민층과 젊은층의 주거 불안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의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점차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직방의 조사결과 최근 서울 임대차 중 월세 비중이 51.6%로 절반을 넘어섰다. 등기소와 주민센터에서 부여한 확정일자 기준의 등기정보광장 통계자료 발표 이후 처음 나타난 수치다.

 

업계에선 임대차법 등의 여파로 전세 매물 자체가 줄어든 데다, 최근 금리 인상으로 인해 전세 대출로 인한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서 전세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을 월세 가속화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세 부담도 월세 비중을 높인 요인으로 꼽힌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현상이 심화했다”며 “여기에 매물 부족과 금융 규제 등 악재가 잇따라 겹치면 오는 8월 전세대란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소형 주택의 공급 확대가 전세의 월세화를 앞당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거 5년간 오피스텔 입주 물량이 13만3959실로 아파트 입주물량(16만3411)의 80%를 넘어섰고, 서울의 경우 60㎡ 이하 소형주택이 주를 이룬 것이 월세 증가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2017~2021년 전국에서 준공된 전체 주택 중 전용면적 60㎡ 이하 주택이 33.5%인 것에 비해, 서울에 같은 기간에 준공된 주택 중 61.8%가 전용면적 60㎡ 이하 주택이었다.

 

서울의 아파트 월세 거래량도 급격하게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2만118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1만6456건)보다 28.7% 늘어난 것으로 1분기 월세 거래량이 2만건 대를 넘긴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처음이다.

 

서울의 월세 거래량은 문 정부 임기 동안 계속 늘어났다. 연도별 월세 거래량을 보면 문 정부가 취임한 다음 해인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만8304건 ▲5만1056건 ▲6만1013건 ▲7만5686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 1만4000여건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이런 가운데 같은 단지임에도 보증금이 천차만별인 ‘다중 전셋값’이 임대차 시장 내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셋값이 이중, 삼중으로 형성된 것은 임대차3법의 하나인 계약갱신청구권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예컨대 임차인이 갱신권을 쓰지 않고 새로운 임차인과 신규 계약을 체결하면 가장 높은 전셋값이, 반대로 임차인이 갱신권을 행사하면 임대료를 5%만 올릴 수 있어 가장 낮은 전셋값이 형성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세 부담 증가로 월세를 받으려는 임대인의 수요와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으로 월세 선호도가 높아진 임차인의 수요가 맞물려 월세 거래가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민층과 젊은층의 주거비 경감 및 안정적인 임차 계약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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