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유은정 기자] 캐피탈사 영역이라고 여겨지던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카드사들도 속속 진출하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본업인 신용 판매 부문에서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자동차 할부를 취급하는 국내 6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롯데·하나·우리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9조766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8조6638억원 대비 1조1026억원(12.7%) 증가한 수치다.
반면 전체 캐피탈사의 지난해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20조8942억원을 기록해 전년(21조7093억원) 대비 8151억원(3.7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금융 영업을 강화하면서 그간 시장을 이끌었던 캐피탈업계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을 새로운 먹거리 중 하나로 삼으면서 공격적으로 영업하고 있다.
일찌감치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뛰어든 신한카드는 최근 자동차와 관련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투자에 나섰다. 신한카드와 신한캐피탈은 지난 12일 온라인 자동차 정보 조회 및 딜러 중개 플랫폼인 겟차와 자동차 구매에 대한 온라인 딜러십 구축을 위한 전략적 투자 협약을 했다. 신한카드는 신한금융그룹의 자동차 금융 공동 플랫폼인 신한 MyCar와 겟차의 노하우를 결합해 자동차 구매 중개 및 금융서비스 판매 확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고객에게 신한 MyCar와 겟차가 공동으로 개발하는 차량 추천 프로그램을 통해 맞춤형 차량을 추천하고, 최적의 조건을 제시하는 딜러와 상담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신한카드는 카드 일시불, 카드 할부, 리스, 렌터카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제공해 고객의 차량 구매를 도울 계획이다.
현대캐피탈과 사업이 중복돼 자동차 할부금융업에 뛰어들지 않던 현대카드도 지난해 하반기 현대캐피탈과 경영 분리를 한 뒤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현대카드는 이달부터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구매 시 할부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 모두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우리카드는 올 초에 오토금융본부 내 오토신사업팀을 신설하면서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을 더욱 강화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카드는 지난해 말 우리은행 및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원카’ 플랫폼을 만들고 오토론과 신용대출 등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아직까지는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서 캐피탈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앞으로 카드사가 역전할 가능성도 있다. 카드사는 캐피탈사와 비교해 낮은 금리를 제시하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차 쏘나타(신차)를 현금구매비율 30%, 대출 기간 48개월 할부로 구매할 때 카드사들은 최저 2.9~3.9% 금리를 제시한다. 캐피탈사는 현대캐피탈만 최저 1.7%로 낮은 금리를 보이고 나머지 캐피탈사는 최저 4.1~6.8%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 규모는 여전히 캐피탈사가 훨씬 크지만 카드사들이 조달 금리가 캐피탈사보다 낮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카드사의 점유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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