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프닝 본격화(下)] 초고가 화장품으로 中공략…K-뷰티 분위기 반전 노린다

아모레·LG생건 '내실 다지기'…이커머스 집중·상위 라인 확대

[김진희 기자] 국내 화장품업계 ‘양대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K-뷰티 리오프닝(경제 재개)을 위한 내실 다지기에 한창이다. 양 사는 체질 개선 및 브랜드 고급화 전략을 승부수로 띄우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양사 실적은 코로나 영향권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화장품 부문 매출은 4조9237억원으로 전년도(4조5114억원)보다 9% 성장했다. 이는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4조9963억원) 수준을 거의 회복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만 따로 떼어 살펴보면 화장품 매출은 1조310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면세 부문의 성장이 돋보였다. 약 27% 성장하며 시장점유율이 상승, 면세 국산 화장품 점유율 1위 탈환에 성공한 것이다. 방문판매·백화점·아리따움 등 전통채널들의 매출 회복도 확인됐다. 약 20개 분기 만에 처음 성장으로 전환되며 채널 판매 효율성이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LG생활건강의 경우 회사 전체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역대 최고를 기록했지만 화장품 사업에서는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연간 화장품 사업 매출은 4조4414억원으로 전년(4조4581억원) 대비 소폭(0.37%) 감소했다. 4분기에는 화장품 매출 1조1403억원, 영업이익 1873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9%, 16.9%씩 감소했다.

 

 기대감보다 실적 회복이 더딘 까닭은 중국 시장의 변화가 주요인이다. 국내 화장품업계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이슈 이후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따이궁(보따리상) 축소, C뷰티(중국 현지 브랜드)의 부상 등 시장 환경이 잇따라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전, 상하이 등 중국 주요도시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봉쇄 조치에 들어간 것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뷰티업계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내실을 다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내 럭셔리 뷰티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설화수’ 고가 라인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이니스프리 매장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이니스프리 오프라인 매장은 지난해 말 300개에서 올해 140개로 축소될 예정이다. 아울러 중국시장에서도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MZ세대를 겨냥해 이커머스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LG생활건강도 이커머스 등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또한 브랜드 ‘후’의 글로벌 뷰티 시장 내 럭셔리 포지셔닝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천율단’, ‘환유’ 등 초고가 라인업을 보강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후’는 지난해 2020년 대비 12% 성장했다. 특히 LG생활건강은 중국 시장을 넘어 북미 등으로 해외 사업을 보다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녹록지 않다. 중국의 엄격한 코로나 방역 정책이 지속될 경우 따이궁을 필두로 한 면세 수요 회복이 더딜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슈로 수요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고, 전반적인 면세사업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언제 회복이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면 코로나19 완화 조치가 글로벌 추세인 만큼 뷰티업계의 리오프닝을 기대해볼 만 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모두 중국의 6.18 쇼핑 페스티벌을 대비한 면세 수요가 5월 전후로 나타나며, 2분기가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박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국내 수요의 점진적 회복 및 추후 국가 간 리오프닝 가능성 확대까지 염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LG생활건강의 브랜드 ‘후’는 중국 럭셔리 상위 브랜드로 인식되는 만큼 대기 수요가 존재할 것으로 판단, 추후 중국의 외부 변수 등이 해소될 시 수요 회복이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purple@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