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룰 25일 시행…“투자자들 당분간 혼란 불가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25일부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트래블룰(자금이동규칙)’을 전면 시행하는 가운데, 거래소마다 세부방침이 달라 당분간 투자자들의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VASP) 자격을 획득한 국내 거래소들은 25일 0시부터 트래블룰 시행에 따라 해외거래소로의 송금 제한을 한층 강화한다.

 

 트래블룰 솔루션은 가상자산의 흐름을 파악 및 추적하기 위해 송·수신인의 성명, 국적, 주소 등 정보를 기록하는 금융 시스템이다. 지난해 3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 이후 국내에서는 두 가지 솔루션이 개발됐다. 두나무(업비트) 자회사 람다256의 ‘베리파이바스프’와 빗썸, 코인원, 코빗이 합작해 만든 ‘코드(CODE)’다.

 

 람다256이 개발한 트래블룰 시스템을 이용하는 업비트는 25일부터 100만원 이상의 가상화폐 송금은 ▲텐앤텐 ▲프라뱅 ▲비블록 ▲캐셔레스트 ▲고팍스 ▲플랫타익스체인지 ▲에이프로빗 ▲프로비트 등 8개 국내 거래소와 업비트 싱가포르·인도네시아·태국 등 3개 해외 거래소로만 가능하다.

 

 빗썸과 코인원, 코빗은 입출금이 가능한 국내외 거래소 명단을 곧 공지할 계획이다. 빗썸은 지난 1월부터 자체 위험평가를 통과한 해외 거래소로만 송금할 수 있도록 했는데, 트래블룰 역시 이 명단 위주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농협은행과 메타마스크 등 외부 개인 지갑에 대한 입출금 허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은 트래블룰을 적용한 후 가상자산 사업자(VASP)를 대상으로 입금할 수 있는 ‘화이트리스트’도 공개했다. VASP 화이트리스트는 가상자산 주소 등록을 마친 주소로 출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빗썸의 화이트리스트에는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크라켄 ▲FTX 등 13개의 주요 해외 VASP들이 포함됐다.

 

 국내 주요 거래소 역시 화이트리스트에 추가됐다. 예정보다 트래블룰 시스템 연동이 늦어진 만큼 빗썸은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업비트 ▲코인원 ▲코빗 ▲한빗코 등 국내 주요 거래소 간 가상화폐 입출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코인원은 실명확인 계좌 발급 계약을 맺은 농협은행으로부터 트래블룰 도입에 앞서 외부지갑 출금을 제한하라는 안내를 받고 외부지갑 출금을 막았지만, 현재는 화이트리스트를 통해 사전 등록한 지갑 주소에 대해 입출금이 가능하다. 코빗은 업비트와 마찬가지로 메타마스크 등 외부 개인지갑으로 출금이 가능하다.

 

 업비트·코인원·코빗은 100만원 이상 가상화폐를 출금하는 경우에만 트래블룰을 적용하지만, 빗썸은 모든 금액에 적용한다. 또 선물 투자 등 가상화폐 파생상품 거래 때 쓰이는 전자지갑인 메타마스크로의 출금은 업비트·코빗 등이 가능하다.

 

 거래소별로 트래블룰 시행에 따른 정책이 달라 당분간 투자자들의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들은 실명계좌 계약을 맺은 은행들과 개별로 협의하며 은행으로부터 트래블룰 관련 내용을 안내받는 상황이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FATF(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나 금융당국에서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라 거래소마다 세부 방침이 다르다”며 “트래블룰 관련 이슈는 계속해서 업데이트되고 있기에,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잡히고 각 거래소별 시스템이 연동되면 이용이 더욱 편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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