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유은정 기자] 지난주 기준금리가 오른 데 이어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까지 인상하면서 은행권 대출금리가 속속 오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저축은행은 오히려 대출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1월(1.55%)보다 0.14%포인트 높은 1.69%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6월(1.78%)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픽스가 인상하면서 시중 은행들도 지난 18일부터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에 지난해 12월 코픽스 금리 수준을 반영해 금리를 속속 올렸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신용대출 역시 금리가 오르면서 연 5%대 진입을 눈 앞에 두고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저축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조금이라도 낮은 금리를 찾아 이 은행, 저 은행을 찾아다니는 ‘금리 노마드(Nomad·유목민)’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가계대출을 받기 어려운 ‘가계대출 빙하기’에 오히려 금리를 낮춤으로써 소비자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고 있는 셈이다.
유진저축은행은 다음 달 말까지 개인신용대출 상품을 신규로 신청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1.5%포인트 금리 인하 이벤트를 실시 중이다. 유진저축은행 관계자는 “KTB금융그룹으로 편입을 기념하고 이에 따라 고객에게 더 좋은 혜택으로 다가가기 위하여 이번 이벤트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번 이벤트 대상자는 유진저축은행에서 판매하는 개인신용대출 상품을 신규로 신청하는 모든 고객에게 해당하며, 유진저축은행 자체 앱 ‘유행’, 웹사이트, 제휴된 대출비교 금융 플랫폼사 등 신용대출 모든 판매채널을 통해서 이용이 가능하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도 지난 6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의 금리를 0.6%포인트 낮췄다. SBI저축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계, 자영업자 등의 금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주담대의 경우 개인신용대출에 비해 대출 규모가 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 비용 부담이 크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 금리 상승, 코로나19 장기화로 가계뿐만 아니라 많은 자영업자 분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1위 저축은행으로써 이러한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도움이 되기 위해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고 전했다.
이번 금리 인하를 통해 SBI저축은행이 현재 현재 온·오프라인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주담대 상품 금리는 최저 4.79%이다.
또한 개인은 시세의 최대 70%, 개인사업자는 시세의 최대 95% 한도로 상품을 이용할 수 있어 금리 부담은 줄이고 계획적인 자금 운용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별도의 지점 방문 없이 100% 비대면으로 상품 이용이 가능하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전 금융권에서 대출 금리를 인상하는 가운데 금리 인하를 단행했기 때문에 금융권과 소비자 주목을 끌기 충분해 보인다”면서도 “다른 저축은행들은 조달비용 상승 등의 부담으로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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