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감소 전환…대출규제·주택거래 둔화 영향

지난해 5월 이후 7개웖만의 감소
지난해 연간 가계대출 증가액은 역대 3위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기조가 이어진 데다 주택거래 및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감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21년 1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2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감소한 건 지난해 5월(-1조6000억원)에 이어 7개월 만이다. 다만 당시 SK아이이테크놀로지 공모주 청약에 따른 환불금 유입이라는 일회성 요인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줄어든 건 사실상 지난 2014년 1월(-2조2000억원) 이후 7년 11개월만의 일이다.

 

 은행권 가계대출의 약 75%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 2조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증가액(2조4000억원) 보다 4000억원 줄어든 것이다. 이는 2018년 2월(1조8000억원) 이후로 가장 낮은 증가폭이기도 하다. 전세 관련 자금수요가 지속됐지만 주택매매거래 둔화, 집단대출 취급 감소 등으로 증가규모가 소폭 축소됐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은행 전세자금대출 증감액은 지난해 10월 2조2000억원, 11월 1조7000억원, 12월 1조8000억원(전망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줄어든 건) 정부나 금융권에서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에 나선 데다, 상여금 유입, 주담대 거래량 둔화, 대출금리 인상 등의 효과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71조8000억원으로 한은의 통계작성 이후 세 번째로 많았다. 직전년도인 2020년(100조7000억원) 은항 가계대출의 증가 규모가 가장 컸고 그 다음은 2015년(78조2000억원)이다.

 

 수시입출금 예금 증가 등으로 지난달 은행의 수신이 크게 늘어났다. 지난달 중 은행 수신 증가액(전년동월비)은 2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증가액(18조2000억원) 대비 4조6000억원이나 급증한 것이다. 특히 수시입출금식 예금 증가액이 지난해 11월 9조8000억원에서 12월 24조5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기업의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적 자금 예치, 가계의 연말 상여금 유입 등에 따른 결과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같은 기간 정기예금 증가액은 4조원에서 4조7000억원으로 7000억원 증가했다. 은행들의 규제비율 관리 등을 위한 예금 유치 노력과 예금금리 상승 등으로 두 달 연속 증가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수신 잔액은 2136조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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