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테크’ 자발적 가입자 100만 코앞…10∙20대 가입자도 ‘껑충’

학생∙군인∙무소득 배우자도 임의가입제도로 가입
임의가입자 5년새 12만 증가…40%는 고소득층

국민연금공단 제공

[세계비즈=유은정 기자] #. 주부 A씨는 최근 국민연금에 가입했다. 남편이 홀로 국민연금에 가입한 상황이지만, 소득이 없더라도 임의가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가입을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부부 모두가 가입하면 각자 본인의 가입 기간에 맞는 연금을 받을 수 있다.  

 

#. B씨는 내년에 만 18세가 되는 자녀를 국민연금에 가입해주려고 생각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가입 기간이 길수록 받는 연금액이 많아져 일찍 가입해 꾸준히 연금을 내면 나중에 매달 받는 연금액이 더 많아 어린 나이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현재 소득이 없는 만 27세 미만의 학생이나 군인, 무소득 배우자는 의무 가입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본인이 원하면 임의가입제도를 통해 국민연금 가입이 가능하다. 

 

 국민연금 필수 납부 대상자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을 납부해 노후를 준비하는 이른바 ‘국민연금테크’가 뜨고 있다. 최근에는 10·20대 젊은층의 국민연금 가입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와 함께 고소득층도 국민연금을 노후 수단으로 적극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 6월 가입 의무는 없지만 스스로 국민연금에 가입한 ‘임의가입자’는 38만4144명, ‘임의계속가입자’는 55만2009명으로, 모두 합치면 93만6153명에 달한다.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2면>

 

 이처럼 국민연금 임의가입자와 임의계속가입자 수가 큰 폭으로 뛰는 것은 일반 투자로 노후 자금을 마련하는 것보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늘려 받는 게 낫다는 인식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공단 제공

 국민연금을 노후 재테크로 삼는 ‘국민연금테크’는 더 이상 중장년층만의 얘기가 아니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가입하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부모들이 청년층을 대신해 임의로 국민연금에 가입해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가입 기간이 길수록 받는 연금액이 많아지기 때문에 일찍 가입해 꾸준히 연금을 내면 낸 만큼 나중에 매달 받는 연금액이 더 많아진다”며 “이 때문에 일찍 내고 더 받기 위해 의무 가입 대상이 아닌 10~20대가 임의가입을 통해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임의가입자는 18세 이상 60세 미만 국민 중 소득이 없어 국민연금 의무가입 대상에서 빠지지만, 본인 의사로 직접 가입하는 사람을 말한다. 국민연금이나 다른 공적연금 가입자·수급자의 소득 없는 배우자(전업주부)와 소득이 없는 학생, 군인 등이 여기에 속한다. 임의가입자 수는 2015년 24만582명에서 2020년 36만2328명으로, 5년 새 12만명 이상 증가했다. 

 

 이 중 국민연금 가입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10~20대의 임의가입자 수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6월 기준 임의가입자(38만4144명)는 2017년(32만7723명)과 비교해 17% 늘었는데, 10대인 18~19세 임의가입자는 2017년 865명에서 2021년 6월 3921명으로 4.5배 넘게 증가했다. 20대는 2017년 7176명에서 2021년 6월 1만5837명으로 약 2.2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저소득층보다 고소득층이 임의가입 제도를 통해 국민연금에 많이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의가입자의 40% 이상이 월 소득 400만원 이상의 고소득층이었으며, 월 50만원 미만 저소득층의 가입 비율은 0.6%에 불과했다. 

 

 임의계속가입자는 국민연금 의무가입 상한 연령(만 60세 미만)이 지났지만 계속 보험료를 납입하면서 만 65세 미만까지 가입하겠다고 자발적으로 신청한 사람을 뜻한다. 국민연금 가입자나 가입자였던 사람이 의무 가입 상한 연령인 60세 미만에 도달했지만 연금 수급 최소 가입 기간인 10년(120개월)을 채우지 못해 연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를 막고 가입 기간을 연장해 더 많은 연금을 받고자 할 때 65세 이전까지 보험료를 계속 내게 하려는 취지로 도입됐다. 임의계속가입자는 2015년 21만9111명으로 20만명을 넘어서고 2016년 28만3132명, 2017년 34만5292명, 2018년 47만599명, 2019년 49만7865명, 2020년 52만6557명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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