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부동산, 건설사만 웃었다… 4조클럽 러시

현대건설·대우건설·포스코건설 도시정비 부문 1위 경쟁
리모델링 등 사업다각화 특징… 중소·중견사 수주 위축

현대건설·대우건설·포스코건설 사옥 전경. 각사 제공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국내 건설사들이 주택사업 부문에서 유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과 청약 광풍으로 ‘대어급’ 정비사업에 탄력이 붙으면서 건설사들의 수주 곳간을 풍성하게 채우고 있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해외수주 길이 막힌 건설사들이 브랜드 고급화 전략으로 주택시장에 ‘올인’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이 도시정비 부문 1위를 향한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건설사는 누적 수주액이 이미 3조원을 돌파해 4조 클럽 입성을 앞두고 있다. 

 

그 뒤를 쫓는 GS건설과 DL이앤씨도 누적 수주액 3조원을 앞두고 있으며, 현대엔지니어링은 도시정비사업 진출 이후 5년 만에 수주 2조원을 달성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10월 수주한 아산 용화주공1단지 재건축을 포함해 총 13개 사업지의 시공권을 획득, 3조1352억원의 수주고를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7개 사업지에서 총 4조7383억원의 수주고를 기록하며 유일하게 3조 클럽과 4조 클럽에 동시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는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뿐만 아니라 가로주택, 소규모재건축, 리모델링 사업 등 다양한 형태의 주택사업에서 수주를 올리고 있다”며 “4분기 입찰 참여가 예정돼 있거나 수주가 예상되는 리모델링 사업이 다수 있어 추가적인 실적도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흑석11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등 17곳의 사업권을 따내 총 3조5867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주목할 부분은 리모델링 사업을 재개한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리모델링 사업 전담팀을 신설해 12년 만에 입찰에 참여, 2건의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달 공사비 3400억원 규모의 대구 노원2동 재개발을 따내면서 올해 총 17개 사업지에서 3조6916억원의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리모델링 강자답게 전체 실적 중 1조원은 리모델링 실적인 게 특징이다.

 

올해 건설사들의 수주 행보 중 눈에 띄는 것은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양화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대어급 사업지가 많아 수주 실적을 올릴 수 있었지만, 여전히 정부 규제로 인해 주택사업의 불확실성이 큰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전체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해외 수주까지 막힌 상황이라 리모델링이나 가로주택정비사업 같은 틈새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대형 건설사들의 사업 다각화로 수주 시장 내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래 사업비 규모가 작은 리모델링·가로주택정비사업이나 지방 정비사업은 중소·중견 건설사들간 각축장이었는데, 브랜드 파워를 내세운 대형 건설사들이 뛰어들면서 시장이 포화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은 연말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안으로 서울 관악구 신림1구역 재개발(공사비 1조537억원), 서울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재개발(5800억원),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6225억원) 등 굵직한 사업들이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pjh1218@segye.com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사옥 전경.  사진 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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