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요소수 품귀…‘물류대란’ 올까 우려

지난 12일 오후 경기 부천시의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김진희 기자] 중국발 요소수 대란에 유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리 확보한 요소수로 당분간은 배송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11월 코리아세일페스타와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연시 대목에 큰 혼란이 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가 기확보한 요소수 물량은 2~3개월 치로 파악된다. 

 

 자체 배송시스템을 운영 중인 쿠팡 역시 요소수 파동 이전에 비축한 물량이 있어 당분간은 배송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유통업계에서 이례적으로 배송기사 직고용 체제를 유지 중이다. 쿠팡의 ‘로켓배송’ 기사 ‘쿠팡친구’는 약 1만5000명이며, 이 중 절반 정도가 요소수가 필요한 차량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샛별배송’으로 유명한 마켓컬리 역시 본사 직고용된 ‘샛별 크루’ 배송기사들에게 연말까지 확보된 요소수 지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컬리의 샛별 크루 직고용 비율은 10~1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재 서울·경기 수도권 외 지방의 경우 CJ대한통운에서 위탁배송을 담당하고 있어 기확보 요소수가 동나기 전에 정부의 대책이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신세계그룹 SSG닷컴의 경우 유통과 IT업을 겸하는 특성에 따라 CJ대한통운, 현대글로비스 등 10여곳 대형 운송사와 계약을 맺고 100% 위탁배송 중이다.

 

 SSG닷컴 측은 “2015년 이후 생산된 1톤 배송차량에 한해서만 요소수 주입이 필요한데, 전체 배송 차량에서 이 같은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며 “배송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운송 업체에 요소수 확보를 독려해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직매입이 아닌 ‘오픈 마켓’ 중심의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G9), 11번가 등은 판매자가 직접 배송 방법을 찾아야 하므로 더욱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개인사업자인 지입차주(차량을 갖고 업체에 소속된 운전자)가 요소수를 구하지 못하면 배송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말·연시 대목을 앞둔 유통업계는 확보된 요소수가 동나기 전에 뾰족한 대책이 나오지 못하면 물류 대란이 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고 하면 업계 전체에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정부에서 조치를 취하고 있는 만큼 연말을 넘기기 전에 방법이 마련되지 않겠나”고 말했다.

 

 한편 이번 요소수 품귀 사태는 호주와의 외교 갈등으로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한 중국이 지난달 요소 수출을 금지하면서 비롯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적 산업용 요소의 중국 수입 비중은 97%에 달한다. 또한 현재 운행되는 디젤 화물차 330만대 중 60%인 200만대가량이 질소산화물저감장치를 장착하고 있다.

 

purp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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