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말 금융권 낙하산 악습 되풀이 논란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낙하산 인사는 심각한 문제다. 전문성 없는 인사가 주요 경영에 관여하게 되면 기관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낙하산으로 내정된 인사에게 유상증자의 기본 개념부터 가르친 경우도 있을 정도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공기업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정권 말 주요 금융유관기관에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친정권 인사가 내정되는 악습이 재연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조직의 경쟁력 저하는 물론 내부 임직원의 사기 저하로 이뤄져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성장금융은 오는 16일 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투자운용2본부장에 황현선 전 연합자산관리(유암코) 상임감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그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출신 인사다. 한국성장금융 투자운용2본부는 20조 원 규모의 뉴딜펀드를 운용하는 자리이지만 황 전 상임감사의 금융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당에서도 오래 일을 해서 금융 흐름을 모르는 분은 아니다”며 낙하산 논란을 일축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정책자금 집행하는 곳인 만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국주택금융공사 상임이사 후보로 거론되는 장도중 전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에 대한 논란도 제기된다. 장 전 부의장은 NICE평가정보 노조위원장, 18대 대선 문재인 후보 중앙선대위 수석부위원장, 기획재정부 장관 정책보좌관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이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정권 말기를 맞은 현 정권의 ‘알박기 낙하산 인사’가 도를 넘어섰다”며 “주금공 상임임원 7명 중 풍부한 실무경험과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내부출신 임원은 고작 2명뿐”이라고 말했다.

 

한국예탁결제원도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었다. 예탁원은 오는 17일 한유진 전 노무현재단 본부장을 상임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가 이를 취소했다. 한 전 본부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4년간 청와대 행정관, 현 정부에선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을 지낸 적이 있다. 금융분야의 경력이 전무해 낙하산 인사 논란이 제기돼 왔다. 

 

금융노조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한국성장금융, 예탁원에 이어 주금공 상임이사에도 낙하산 인사 내정 논란이 커지고 있다”며 “내부출신 인사를 포함해 전문성과 능력을 겸비한 인사가 선임될 수 있는 공정한 임원 선임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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