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완화 기대감에 재건축 단지 들썩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공사 현장   뉴시스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정부가 집값 통제 수단으로 활용해 온 분양가 상한제의 완화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서울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사업 진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2일 정부와 정비사업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분양가 상한제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빠르면 이달 안에 개편안을 공개할 계획이다. 최근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주택공급기관 간담회에 참석해 “고분양가 심사제, 분양가 상한제, 주택사업 인허가 체계 등에 대한 민간 업계의 애로사항을 짚어보고 개선 필요 여부를 면밀하게 살펴보겠다”고 언급했다.

 

국토교통부가 분양가 상한제 완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실제 정책 변화로 나타날지 주택·정비사업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는 신규 주택을 분양할 때 택지비와 건축비에 건설업체의 적정 이윤을 보탠 분양가격을 산정하고 그 가격 이하로 분양하도록 정한 제도다. 분양가는 주변 시세의 80% 이내에서 산정된다. 2005년부터 시행돼 공공택지에 지어지는 주택만 적용되다가 작년 10월부터 민간택지 아파트도 대상에 포함됐다.

 

분양가를 낮춰 집값 상승을 억제한다는 취지였지만 역효과도 적잖았다.

 

서울 강남 지역 등에선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몇 억 이상 차이나는 ‘로또 단지’가 생겨났고, 막대한 시세차익을 노리는 ‘묻지마 청약’이 기승을 부리면서 정작 내 집 마련이 필요한 무주택자들의 청약 당첨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아졌다.

 

제도 운영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감사원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의 분양가 결정요소 중 하나인 가산비가 제도 미비로 인해 ‘깜깜이’로 정해지고 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분양가 상한제는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에도 악재로 작용했다. 조합들이 적정 분양가를 산정하지 못해 곳곳에서 사업이 중단됐고 이로 인해 서울 지역 내 새 아파트 공급이 크게 위축됐다.

 

역대 최대 규모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도 분양가 상한제의 여파로 분양가를 정하지 못해 사업이 1년 넘게 표류했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강동구 둔촌1동 170-1번지 일대에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임대 1046가구 포함) 규모의 아파트와 부대시설을 짓는 사업으로,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이른다.

 

만약 분양가 상한제 규제가 완화되면 둔촌주공 재건축을 포함해 서울 내 정비사업 사업들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최근 노형욱 국토부 장관의 규제 완화 발언에 대해 적극적인 협력 의사를 밝히며 정비업계의 기대감을 높였다.

 

오 시장은 “당장에 강동구 둔촌주공의 1만2000여 가구 공급이 막혀있고 이외에도 서울에 추가로 분양가 상한제로 공급이 막혀 있는 가구수만도 무려 6만여 가구에 달한다”며 “앞으로 서울시는 공급을 오히려 위축시키는 분양가 상한제 관련 심사 기준이나 관리 제도 등과 관련해 비합리적인 부분은 국토부에 적극 건의하고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공급 확대를 강조해왔는데, 정작 분양가 상한제로 서울 내 주택 공급을 막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분양가 규제가 풀리면 건설사와 조합 모두 사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어 주택 공급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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