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 기자] 혀갈라짐이 시작돼 혀가 쪼글쪼글해지면 우리는 보통 '피곤해서 그런가보다' 여긴다. 하지만 이를 방치하면 혀갈라짐이 더 심각해지기도 한다. 환자는 혓바닥이 내것처럼 느껴지지 않고, 미끌미끌하고 이물감이 느껴지고, 둔하게 느껴진다. 환자들은 칫솔질을 더욱 힘차게 하고, 가글을 수시로 하지만 도저히 증상이 개선되는 느낌이 없다.
심한 경우 혓바닥이 갈라진 자리는 점점 깊어지고, 어느새 속살이 빨갛게 보이기 시작한다.
환자들의 진짜 고통은 혓바닥 갈라짐 사이로 빨간 속살이 보일 때부터 시작된다. 음식물이 닿으면 쓰라리고, 말을 할때도 통증이 느껴지며, 혀가 부어 불편하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 연고제를 바르는 것으로는 큰 효과를 느끼기 어렵다.

조윤제 윤제한의원 소화기클리닉 원장은 “혓바닥 갈라짐으로 내원하는 환자는 대개 속살이 빨갛게 보이는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이럴 때에는 통증을 경감시키는 것을 목표로 치료가 이뤄진다.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구강 내 얇은 보호막을 형성해야 한다. 이후 진액이 소진되지 않도록 잡아주거나 구강쪽으로 몰린 진액이 궤양을 유발하지 않도록 순환시켜주는 치료가 진행된다.
조 원장은 “구강 내에 충분한 점액질 보호막을 형성하면, 점액질은 상처를 감싸 외부 음식물이나 입안 마찰로 인한 자극으로부터 보호해 통증을 줄여준다”며 “점액 속의 면역글로불린은 세균을 제거하며 감염이나 염증반응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조윤제 원장에 따르면 혀갈라짐은 대부분은 구강건조증의 합병증으로부터 생기고, 또 일부는 구강궤양으로부터 생긴다.
수분 부족으로 인해 혓바닥 표면의 탄력이 저하돼 처음에는 쭈굴쭈굴 해지지만, 어느 순간 약하고 주름졌던 부분에서 갈라지기 시작한다. 또는 구강점막의 궤양이 반복되다가 혓바닥의 조직이 헐거워지며 혓바닥 갈라짐이 생기기도 한다는 것이다.
조 원장은 “체내 진액이 과도하게 소진돼 구강건조증이 발생되거나 진액이 몰려 궤양이 생기는 것은 자율신경의 부조화 때문”이라며 “교감신경이 항진되면 체내 수분을 배출하려는 우리 몸의 반응이 나타나고, 부교감신경이 항진되면 취약한 장기에 진액이 몰리려는 반응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처럼 환자의 상황에 따라 맞춤 치료를 시행한다.
조 원장은 “환자들은 혀갈라짐 치료가 끝난 후에도 진액의 소진과 자율신경 실조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고, 조리방법을 순하게 하고, 이뇨작용이 있는 차 종류의 섭취는 줄여야 한다. 이와 함께 적절한 정도의 유산소 운동을 통해 몸의 순환을 돕고, 충분히 휴식해 자율신경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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