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세미나]하반기 집값 1.5%·전셋값 2.3%↑ 전망… 전세난 심화 우려

김성환 건산련 부연구위원이 21일 전국은행연합회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2021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재테크 세미나'에서 '하반기 수도권·지방 부동산, 어떻게 달라질까'에 관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올 하반기 주택 매매가격은 1.5%, 전세가격은 2.3%가량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전셋값의 경우 임대차 3법,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대기 수요, 공급 부족 등의 여파로 매매 가격보다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전세난이 더욱 심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주최로 열린 ‘2021 재테크 세미나’에서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021 하반기 주택·부동산 경기전망’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 상반기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올해 초부터 5월까지 5개월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7.0%, 전세가격은 3.9% 상승했다. 경기 지역의 경우 누적 아파트값 상승률이 16.1%에 달했다.

 

특히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여건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며 인천, 경기 지역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결과 인천의 상반기 아파트값 상승률은 12.23%로 지난해 상승률(9.57%)을 추월했다. 경기는 10.98%로 작년(12.62%) 수준에 다가섰고, 수도권 전체로도 상반기 8.58% 올라 지난해(9.08%) 상승률에 육박했다. 전국 기준으로도 6.87% 올라 6개월 만에 작년 전체 상승률(7.57%)에 근접했다.

 

인천에서는 GTX B노선이 닿는 송도신도시가 있는 연수구가 20.79% 급등했고, 역시 GTX 정차 기대감이 있던 서구가 12.90% 오르며 아파트값 상승을 이끌었다.

 

경기에서도 ‘GTX 효과’ 등 교통·개발 기대감 영향으로 안산 상록구(23.01%), 의왕시(21.40%), 안산 단원구(21.29%), 시흥시(19.94%), 안양 동안구(18.14%), 군포시(15.70%), 남양주시(15.03%), 고양 덕양구(14.84%)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정부의 주택 정책이 시장 흐름을 선도하기는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오히려 시장은 정부의 생각이 미처 닿지 못한 영역에서 움직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 물량은 예년보다 소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인허가의 경우 공공부문은 약 8만5000호, 민간부문은 40만호로 전년 대비 3200여호, 2만5000여호 증가한 물량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민간에선 전년과 올해 수주 물량을 소화하며 인허가 건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공공부문에선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줄었던 물량의 인허가를 추진해야 하는 상황인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분양 물량도 전년보다 약 5만호 늘어난 40만호가 분양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 부연구위원은 “아파트 청약의 인기가 지속되면서 미분양 물량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분양 시장의 전망은 밝은 편”이라며 “특히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피해 건설사들이 서둘러 분양에 나서면서 향후 민간 분양 물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하반기 주택 시장은 자산 가격 상승에 대한 믿음이 지속되면서 수도권 1.6%, 지방 1.3% 올라 전국적으로 1.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상승률로 보면 전국이 올해 5.5% 올라 지난해 상승률(5.4%)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자산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고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아 수요자들이 기존 주택 매매 시장에서 발을 떼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의 잇따른 공급 시그널에도 생애최초 주택 매입자가 증가하는 등 수요 우위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생애 최초 부동산 매입 비중은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전체 주택 매매거래 중 생애 최초 매입 비중은 2019년 상반기 약 29%에서 올해 상반기 38.4%로 급등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매도인 입장에서 시장에 매물을 내놓을 유인이 줄어들었다”며 “다주택자 비율이나 증여거래 추이를 볼 때 수요보다 매물이 적은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4월 수도권 아파트 전체 거래 20만8032건 중 1만8733건이 증여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대 이하 수증자 비율은 2019년 6월 저점을 기록한 뒤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다주택자의 매물을 시장에 유도하기 위해 세제 강화 등 규제를 강화했지만 2017년 이후 감소세는 미미한 상황이다. 10년 전보다는 오히려 다주택자 개인의 비율이 1.6%포인트 높아졌다.

 

전셋값의 경우 임대차 3법등 세입자 보호 정책에 따른 매물 잠김 현상이 여전한 가운데 하반기에도 2.3%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연간 기준 상승률은 5.0%로 지난해(4.6%)보다 오름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기존 거래가 함께 집계되는 착시현상으로 인해 수치로 표현되는 것보다 서민들의 체감 상승률은 더 클 수 있다.

 

김 부연구위원은 “현재 가격이 정점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고점 위치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하반기 3기 신도시 사전청약, 기준금리 인상, 규제 완화, 20대 대통령 선거 등 주택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이 예정돼 있어 시장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대 대선을 앞두고 최근 당정을 중심으로 한 규제 완화 논의가 진행 중이고, 하반기 시작될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물량 및 분양 가격이 시장 눈높이에 걸맞은 수준이냐에 따라 매매시장 수요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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