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 단지, 전세 매물 반토막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지난 달 한강 이북 서울 14개구 강북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처음으로 5억원을 돌파했다. 8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강북권 아파트. 2021.06.08. chocrystal@newsis.com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최근 1년간 서울 주요 재건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전세난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매물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전세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6·17 대책에 따른 ‘재건축 아파트 실거주 2년 의무화’로 인해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고 실거주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16일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주요 재건축 단지가 위치한 자치구의 전세 거래량은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압구정 현대아파트와 은마아파트 등이 위치한 강남구의 경우 지난해 6월 아파트 전세 거래량이 1043건이었지만 올해 5월 519건으로 떨어졌다. 잠실주공 5단지가 위치한 송파구의 경우 같은 기간 전세거래량이 1071건에서 567건으로, 성산시영 아파트가 있는 마포구는 483건에서 274건으로 줄었다. 양천구(목동 신시가지 아파트)와 노원구(상계주공 6단지)도 같은 기간 각각 677건에서 394건으로, 966건에서 555건으로 거래량이 감소했다.

 

해당 지역의 아파트 전세 매물도 급감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1년간 양천구 아파트 전세 매물은 2850건에서 730건으로 74.4% 감소했고, 송파구는 4828건에서 2074건으로 57.1% 떨어졌다. 노원구도 2233건에서 1122건으로 49.6%, 서초구는 5423건에서 2884건으로 46.9% 각각 줄었다.

 

재건축 단지 인근 지역의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전세 가격도 치솟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을 보면 송파구가 9.57%로 가장 많이 올랐다.

 

같은 기간 강남구도 8.36% 상승했고 노원구는 7.22%, 마포구는 7.15% 상승률을 기록했다. KB리브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에서도 서울의 3.3㎡(평)당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최근 1년(2020년 6월~2021년 5월)간 1865만원에서 2342만원으로 25.57% 상승했다.

 

특히 민간 분양상한제 적용 지역은 신규 입주 물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실거주 요건이 강화돼 전세 물량이 더욱 줄었다. 정부는 지난해 6·17 대책을 통해 재건축아파트 실거주 2년 의무화를 예고했다.

 

이에 집주인들이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고 거주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재건축 단지는 보통 지어진 지 오래돼 전세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30% 이상 저렴하다. 이 때문에 집주인의 실거주로 전셋집에서 쫓겨난 세입자들은 기존 보증금으로는 근처 전셋집을 구하기가 어려워 전세가가 저렴한 서울 외곽지역이나 경기도, 인근의 오피스텔·빌라 등으로 밀려나게 된다.

 

부동산 시장에선 이런 현상이 지속할 경우 전세난으로 인하 풍선효과가 오피스텔이나 빌라 시장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pjh1218@segye.com

 

서울 아파트 단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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