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해외수주 ‘반전’ 노리는 건설사들

국제유가 60달러 돌파… 중동 사업 발주 기대감↑
리비아 시장 재개도 호재… 현대건설 등 수주 낭보

사우디아라비아 변전소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그동안 저조한 해외수주 실적을 기록해 온 건설사들이 하반기 본격적인 반전 드라마를 예고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 중동 경기 회복 등 호재로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낭보도 잇따르고 있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부터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건설·플랜트 수주가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배럴당 40달러에 머물렀던 국제유가가 최근 60달러를 돌파하면서 중동 국가들의 재정 건전성이 개선됨에 따라 저조했던 사업 발주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 수주 여건이 더욱 개선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건설사들도 해외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해외건설 수주액은 총 79억787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11억9775만 달러)보다 28.7% 급감했다. 같은 기간 수주 건수도 143건에서 135건으로 5.6% 줄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저유가 기조 등으로 주요 발주처의 발주 물량이 감소한 데 따른 결과다. 특히 국내 건설사의 수주텃밭으로 불려온 중동 시장이 얼어붙은 영향이 컸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코로나19와 저유가 장기화로 투자가 지연됐던 석유·오일·석유화학 부문 사업 프로젝트가 재개되면 관련 설비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와 함께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가 재가동될 경우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실적도 반전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전으로 닫혔던 북아프리카 리비아 시장이 열리고 있는 것도 호재다.

 

최근 리비아 정부는 원유 생산량이 내전 이전의 70% 수준으로 회복되자 발전, 도로, 보건 등 기본 인프라 사업 투자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비아 정부가 그동안 중단됐던 대규모 정유공장 설립 프로젝트와 주택 건설 공사 재개를 위해 한국 기업들의 복귀를 거듭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업계에서 추정하는 리비아 재건 관련 프로젝트 발주액은 약 1200억 달러(약 133조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리비아 사업이 재개될 경우 이득을 볼 것으로 전망되는 건설사는 대우건설,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경우 현재 리비아에 공사비 1500억원 규모의 즈위티나 발전소 공사를 확보한 상태다. 현대건설은 현지에서 다수의 정유 및 가스 발전시설 프로젝트를 수주해왔으며, 향후 리비아 석유시장 진출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엔지니어링도 5200억원 규모의 굽바시 주택공사 사업을 확보하고 있다.

싱가포르 주롱 동부 지역 통합교통허브 조감도. 사진=롯데건설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낭보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4월 1700억원 규모의 싱가포르 SP그룹 라브라도 오피스타워 1단계 및 변전소·관리동 신축공사를 따냈다. 1월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264억원 규모의 ‘하일 변전소~알 주프 변전소 구간 380KV 송전선 공사’를 수주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7350억원 규모의 초대형 플랜트 사업을 수주했다. 연간 84만여톤 규모의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AGIC PDH(프로판 탈수소)와 UTOS(유틸리티 기반시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롯데건설은 싱가포르 육상 교통청이 발주한 약 1200억원 규모의 ‘J121 통합교통허브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싱가포르 시장에 첫발을 디뎠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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