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옥석 가리기…어떤 종목 영향받나

3일부터 공매도 부분 재개…"대차증가·고평가 종목 유의"

3일부터 주식시장에서 부분적으로 재개되는 공매도가 주가 흐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공매도가 재개되면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 대차거래 잔고 증가 종목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3일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주가지수 구성 종목을 대상으로 공매도가 재개된다. 금융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주가 급락을 막기 위해 작년 3월 16일부터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한 이후 이를 두 차례 연장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코스피200 지수 구성종목 중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공매도 잔고수량/상장주식수)이 가장 높은 종목은 롯데관광개발(6.69%)이다. 호텔신라(3.17%), 셀트리온(2.72%), 두산인프라코어(2.63%), LG디스플레이(1.42%) 등이 뒤를 이었다.

 

코스닥150 지수 구성종목 중에서는 케이엠더블유(4.87%), 에이치엘비(4.62%), 상상인(2.21%), 톱텍(2.15%), 국일제지(2.00%) 순으로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았다.

 

이들 종목은 지난해 3월 공매도 금지 조치 직전에도 공매도 잔고 비중 순위에서 상위권에 포진했던 기업들이다.

 

높은 공매도 잔고 비중은 일반적으로 주가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공매도 투자자의 예측이 실패로 끝날 경우 때로는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 폭을 키우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다수의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공매도 잔고 비중보다 대차거래 잔고 변화에 주목한다. 대차거래란 주식을 보유한 기관이 차입기관에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준 뒤 나중에 돌려받기로 약정하는 거래를 말한다.

 

국내에선 주식을 빌리지 않고서는 공매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어 공매도가 늘기 전 대차거래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선 대차거래 잔고와 공매도의 연관성이 높다”며 “무차입 공매도가 허용되지 않아 공매도를 위해서는 대차거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매도에 취약한 지를 판단하려면 대차거래 잔고 변화만 봐서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대차거래는 공매도 외에도 시장 간 가격 차이를 이용한 무위험 차익거래나 상장지수펀드(ETF) 설정, 주식워런트증권(ELW) 발행 등 시장조성에 필요한 증권 조달 등 다양한 거래 목적으로 활용된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차거래 잔고의 연간 증감률과 주가 수익률 간 역사적 상관관계는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차거래 잔고가 늘었다고 해서 반드시 주가가 약세 압력에 노출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20일간 대차거래 잔고 비중이 빠르게 상승한 종목 가운데 동종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평가가치(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종목이 공매도 재개의 영향권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주가가 기초여건(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오른 게 아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매도는 지수 측면의 영향력은 제한적이지만 펀더멘털 및 밸류에이션 등 잣대로 종목별 옥석 가르기를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공매도가 금지된 상태에선 모두가 오를 수 있지만 재개된 이후에는 종목별 수익률 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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