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족 잡아라… 판 커지는 ‘1코노미’ 시장

소용량 신선식품 수요↑… 가전업계 고급화 바람
나홀로족 겨냥 ‘반반배송’, ‘코리빙하우스’ 인기

1인 가구가 늘면서 소용량,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최근 1인 가구가 늘면서 ‘1코노미(1인 경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식품·유통부터 홈쇼핑, 가전제품 업계에 이르기까지 편의성, 소용량, 고급화에 초점을 둔 1인 가구 맞춤 제품이 대세로 떠올랐다. 부동산업계에선 ‘코리빙(Co-living, 함께 산다는 뜻)’이라는 새로운 주거 행태도 등장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인구 10명 중 3명이 1인 가구로 생활하고 있다. 작년 12월 발표된 통계청 인구총조사 결과 2019년 기준 국내 1인 가구는 총 614만7516명(30.2%)으로, 이 중 수도권에만 288만545가구(47%)가 몰려 있다.

 

나홀로족의 증가는 국내 산업 전반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가성비 대신 프리미엄, 대용량보다는 소용량 제품이 각광을 받는 1코노미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는 1코노미 시장 확대에 불을 지폈다.

 

이런 변화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곳은 식음료 업계다. 식품 회사들은 혼자 먹고 마시는 1인 가구를 타깃으로 음식을 남기지 않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신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신세계푸드가 출시한 ‘올반 깐풍 닭강정’, ‘올반 찹쌀 꿔바로우’는 중화요리 가정간편식 제품으로 1~2인 용량만 소포장돼 남는 음식을 처리해야 할 번거로움이 없다. 전자레인지 등으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매일유업의 ‘데르뜨 우유크림 롤케이크’, ‘데르뜨 초코크림 롤케이크’ 등은 1~2인이 먹기에 적당한 소용량 디저트다. 편의점 CU는 1인 가구를 위한 신선 가정간편식(HMR)을 선보이며 틈새 공략에 나섰다.

 

가전업계에선 고급화가 한창이다. 가성비 위주 라인은 프리미엄 라인으로, 대형 가전은 소형으로 가전제품의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1인용 가전인 ‘혼족 가전’이 인기를 얻자 올해 초 혼족 가족 프리미엄 라인을 론칭했다. 혼족 가전은 기존 가성비 라인 상품보다 기능과 디자인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렉트로맨 혼족 가전 매출은 2019년 150% 신장한 데 이어 2020년에도 80% 늘었다”며 “라면포트, 전기포트, 미니블렌더의 판매를 시작했고 올해 그릴, 커피메이커 등 10여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홈쇼핑 업체들은 나홀로 족을 겨냥한 배송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김치, 곰탕 등 대용량 식품을 절반으로 나눠 배송하는 ‘반반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소비자의 상품 사용 기간을 고려해 매달 1~2회 나눠서 보내주는 방식이다.

 

또 롯데제과는 매달 다른 구성으로 과자를 받을 수 있는 ‘월간 과자’ 서비스를, 전통주 제조기업 배상면주가가 운영하는 ‘홈술닷컴’은 1~2주마다 술과 안주를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주거 문화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도심형 1인주택인 ‘코리빙(Co-Living) 하우스’는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주거 트렌드다.

 

코리빙은 함께(Cooperative)와 산다(Living)의 의미가 합쳐진 것으로 여러 입주자들의 개인 공간이 완벽하게 보장된 상태에서 거실과 부엌 등 공간을 함께 사용하고, 나아가 업무와 문화생활까지 즐길 수 있는 주거 형태다. 국내에선 리베토 코리아, 홈즈컴퍼니 등이 코리빙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집값 폭등과 전세난으로 인한 주거 불안정, 급속한 1인 가구 증가 등 요인이 겹쳐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코리빙 하우스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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