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마이데이터 본격 서비스 앞서 협력·제휴 통해 ‘담금질’

마이데이터, 오픈뱅킹 서비스의 등장으로 업권 및 업종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보험사의 독자생존은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권영준 기자] 보험업계가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시장에 본격 뛰어들기에 앞서 ‘협력과 제휴’를 통해 발판 쌓기에 나선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중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오는 3월부터 시작되는 마이데이터 사업 2차 허가 심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생명보험사 가운데는 교보생명이 확실시되고, 신한생명과 메트라이프생명이 준비 중이다. 손해보험사는 K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 등이 손꼽힌다.

 

반면 미래에셋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은 2차 허가 심사에는 신청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고, NH농협생명은 농협중앙회가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협업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생명보험업계 1~2위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금융감독원의 징계에 따라 1년간 신사업 진출을 하지 못해 마이데이터 참여가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진행한 마이데이터 사업 1차 심사에서는 총 28개사가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보험사는 단 1곳도 없었다. 이유는 기존 마이데이터 유사 서비스를 제공해 온 기업에 우선권을 주겠다는 금융당국에 따라 심사 대상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보험업계가 디지털금융 전환에 뒤처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 카드사나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소비 지출이 발생할 때마다 사용되기 때문에 그만큼 사용자와 사용빈도가 높다. 반면 보험업의 경우 태생적으로 ‘만약의 상황에 대한 대비’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플랫폼 이용 사용자와 빈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서비스 제공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마이데이터는 신용정보 주체인 고객이 동의하면 은행이나 보험사, 카드사 등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수집 및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보험사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다. 예를 들어 자동차 관련 소비가 많은 고객에게는 자동차 관련 보험을 추천할 수 있고, 의료 지출이 많은 소비자에게는 의료 관련 보험을 제공할 수 있다. 교육, 쇼핑, 관광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미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험사도 있다. KB손해보험, 삼성화재, DB손해보험은 내비게이션 앱인 T맵을 통해 할인 특약 보험을 판매한다. T맵을 통해 1000㎞ 등 일정 거리 이상 주행하거나, 과속, 급가속 및 감속 등을 토대로 운전점수를 집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점수를 유지하면 할인 특약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플랫폼을 활용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한 중요성도 커졌다. 보험업계 CEO들도 올해 디지털금융 전환을 천명하고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만큼 2차 허가 심사에서는 보험사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1차 허가 심사처럼 예비심사와 본심사 등을 거치려면 최소 2~3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마이데이터 사업이 허가제로 전환했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당장 허가를 받은 기업과 제휴나 협력 관계를 맺어야 한다. 이에 최근 보험사들의 업무제휴(MOU)가 가속화되는 흐름이다.

 

DGB생명은 최근 금융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보험설계사 영업지원 앱 ‘토스보험파트너’ 서비스를 위한 포괄적 업무제휴(MOU)를 체결했다. DGB생명 설계사들은 앞으로 2개월간 보험 상담을 신청한 신규 고객 DB를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DB손해보험도 지난해 카카오, 레이니스트, 한국인터넷진흥원 등과 업무제휴를 맺으며 새 보험상품 개발과 인슈어테크기업 발굴에 나섰다. 삼성화재 다이렉트도 카카오, 토스와 제휴를 통해 본인 인증을 간편화한 데 이어, 이달에는 네이버페이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보험사의 독자생존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라며 “이미 이전부터 핀테크 기업 등과의 제휴가 이뤄지고 있다.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면 이러한 협업 및 제휴는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young070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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