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만 취하는 공간이 아니야"… 코로나 집콕족 증가에 바뀐 집안 풍경

 

사진=뉴시스.

 

[세계비즈=김대한 기자] 서울 구로구에 사는 A씨(29). 집안 풍경이 코로나 이전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 재택근무가 늘면서 일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칸막이를 통해 일과 휴식 공간을 분리하는 것은 물론, 아침에는 캡슐커피를 내려마시면서 정신을 깨운다. 최근에는 식물을 구입하고 난생 처음 물을 줘보기도 했다. A씨는 “주 2회 재택근무를 하며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처음에는 적응하기 어려웠는데 일과 휴식의 공간을 분리해 효율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코로나 블루’에는 홈가드닝.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가드닝과 홈파밍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홈가드닝이란 식물을 활용해 집안을 정원처럼 가꾸는 것을 뜻하며, 홈파밍은 파와 같이 직접 재배해 먹을 수 있는 식물을 기르는 것을 나타낸다.

 

홈가드닝 제품을 판매하는 텐바이텐에 따르면 식물 카테고리 전체(식물/원예용품 포함) 매출 증감률은 2020년 11월 대비, 12월에 28% 올랐다. 원예용품, 화분 등 홈가드닝 관련 용품 매출 증감률은 2019년 대비 2020년 7%, 2020년 11월 대비 12월엔 무려 46% 증가했다.

 

홈가드닝에 대한 인기는 ‘꽃 정기구독’으로 확대됐다. 텐바이텐의 꽃 정기구독 상품은 2020년 판매량이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텐바이텐 측은 “지난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실외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집에서라도 꽃을 보며 우울한 마음을 달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특히 하훼농가를 돕기 위한 꽃 선물 릴레이도 이어지면서 꽃을 정기 구독하거나 선물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정기구독 서비스는 더욱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수요의 배경으로 ‘코로나 블루’를 꼽는다. 코로나19 이후 고립생활이 장기화되면서 우울증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조찬호 청담셀의원 대표원장은 “식물 자체가 스트레스 완화를 시켜준다기보다, 스트레스 해소에 원예나 식물을 돌보는 행동이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듯하다”며 “사람이 불안을 느낄 때 뇌에서 정서를 담당하고 있는 부분인 ‘변연계’가 활성화되는데, 손을 자꾸 움직이면 그 자극이 뇌의 다른 부분으로 쏠려 불안을 잠재우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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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전 커피 한 잔.’… 홈카페 인기

 

재택근무로 인해 집안에서 간편히 마실 수 있도록 돕는 커피머신의 판매도 증가했다. 일명 ‘홈코노미(Home+Economy)’로,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홈카페가 주도하고 있다.

 

G마켓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11월24~30일) 캡슐커피, 커피음료의 판매량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 직전 1주일보다 각각 33%, 24% 증가했다. 에스프레소 머신기와 드립커피 머신기도 각각 10%, 6% 신장했다. 그 외 용품인 핸드밀, 커피여과기도 각각 46%,10% 늘었다.

 

배달 커피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용의 불편함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최근 겨울 한파로 배달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은 물론, 가게마다 최소 주문 금액이 설정되어 있어 한 잔만 배달시키기 힘들다. 

 

▲‘집콕 맞춤’ 가구, 일과 휴식의 철저한 분리

 

가구업계에 따르면 오피스 가구,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안마의자의 인기가 높아졌다. 재택근무가 늘면서 휴식을 취할 가구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고, 생산적인 일을 하기 위한 오피스 제품을 찾는 것이다.

 

위메프는 최근 5주간 패브릭 가리개, 칸막이, 포스터 등 ‘캠테리어’ 관련 제품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9배까지 판매가 늘었다고 11일 밝혔다. ‘캠테리어’는 캠(Cam)과 인테리어의 합성어로, 영상에 비친 방이 깔끔해 보이도록 꾸미는 것을 뜻한다.

 

위메프에 따르면 깔끔하지 않은 선반이나 많은 물건을 간편하게 가려주는 ‘패브릭 가리개’ 매출이 704%(8배) 급증했고 칸막이 판매도 88% 증가했다. 개인 생활 공간을 가리는 동시에 인테리어 효과를 낼 수 있어 많은 고객이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휴식을 위한 소비도 아끼지 않았다. 바디프랜드에 따르면 안마의자에 대한 문의와 방문량은 30% 증가했다. 또한 편안한 휴식을 위해 침실 인테리어를 바꾸는 소비자들도 늘었는데, 한샘몰의 지난해 침대 카테고리 가구 매출은 전년 대비 50% 성장했다.

 

kimkor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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