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양손잡이 경영’으로 불황 파고 넘는다

카드사들이 비우호적인 사업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수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디바이스 솔루션 리스, 자동차 금융, 반려동물 시장 등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가운데)이 지난해 3월 서울 내수동 본사에서 애플 프리미엄 공식 재판매업체(리셀러) 6개사와 리스 금융 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있는 모습. 사진=KB국민카드

[세계비즈=권영준 기자] 카드사가 새로운 수익 구조 창출을 위해 디지털 기기, 자동차, 반려동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각 카드사가 올해 다수의 수익성 악화 요인을 최소화하고, 이에 따른 실적을 충당하기 위해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에도 카드업계 업황은 어려울 전망이다. 우선 정책적으로 가맹점 수수료율과 대출 관련 법정 최고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IT 기업의 금융권 진출과 핀테크 기업의 성장으로 경쟁 구도가 재편될 수도 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물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오프라인 카드 결제 승인액도 감소하는 추세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신용카드 산업에 대해 “사업환경이 비우호적이다. 수익성 개선을 제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드사 CEO들이 ‘양손잡이 경영’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업의 경계를 허물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겠다는 경영 전략이다. 이를 위해 카드사는 디지털 전환을 공표하며 인력과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가 바로 신사업이다.

 

KB국민카드는 ‘DaaS(서비스형 디바이스·Device as a Service)’ 솔루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별도 서버 구축 없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기업들이 최적의 디지털 기기 환경을 구현해 언택트 시대에 최적화된 기업별 디지털 업무 환경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이를 위해 KB국민카드는 네이버클라우드, 애플코리아, 맥플러스와 다자간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쉽게 말해 KB국민카드는 당장 재택근무 시스템이 필요한 기업에 네이버클라우드를 통한 스마트 업무 환경을, 애플코리아를 통해 전자기기를, 그리고 맥플러스를 통한 컴퓨터 종합 시스템을 한데 묶은 뒤 금융을 결합해 서비스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언택트 근무 환경 조성을 위한 시간을 단축하고,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자동차 관련 금융 시장도 뜨겁다. 하나카드는 지난 4일 신규사업으로 자동차할부금융 상품을 선보였다. 앞서 자동차할부금융 사업을 진행해 온 신한·KB국민·삼성·우리·롯데카드 등과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자동차할부금융 사업을 영위하는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롯데카드)의 자동차할부금융 수익은 총 2033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11.4%나 상승했다. 자동차할부금융 자산도 꾸준히 늘어 8조6866억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전년 동기(7조4414억원)보다 16.7% 상승했다. 신한카드가 3조4090억원으로 경쟁 카드사 가운데 가장 많은 자산을 기록하고 있고, KB국민카드가 그 뒤를 이어 3조3078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금융은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차후 신차뿐만 아니라 중고차, 중장비 차량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 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3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4%나 성장했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반려동물 시장 경제도 활성화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펫 시장 규모가 2027년 6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우리카드의 ‘카드의정석 댕댕냥이’, KB국민카드의 ‘펫코노미 카드’, ‘반려애(愛) 카드’, NH농협카드의 ‘펫블리 카드’ 등이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카드가 ‘반려동물 동행 캠페인’ 을 시작했고, 커뮤니티 서비스를 통해 수의사 1대 1 무료 상담 등의 모바일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신한카드는 반려견의 질병 치료 시 입원비와 수술비를 보상하는 ‘펫케어 프리미엄 서비스’를 진행 중이고, 하나카드 역시 반려동물 보험상품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 ‘아이펫’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young070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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