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선거 ‘부동산 전쟁’ 예고… 공공주택 vs 민간개발

우상호 '16만호 공급’, 나경원 ‘재건축 활성화’, 안철수 ‘세금완화’
공약 남발 우려…전문가들 “임기 1년 남짓, 공약 실현 미지수”

여야는 부동산 표심이 4월 선거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각종 주거 안정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부터).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연합뉴스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오는 4월로 예정된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승패는 ‘부동산’에 의해 갈릴 전망이다.

 

여야 모두 부동산 표심이 선거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각종 주거 안정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주택 공급’이라는 큰 틀은 같지만 사업 주체가 여권은 공공, 야권은 민간이라는 점에서 방법론적 차이를 보인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여권은 정부 주도의 공공주택 확대, 야권은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개발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권에서 유일하게 출마 선언을 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공주택 ▲정비사업 ▲지원방식 ▲도시재생 ▲용도지역 ▲층고제한 등 6대 분야의 부동산 공약을 내놨다. 핵심은 공공주택 16만가구 공급이다. 우 의원은 “공공주택 비율을 높일수록 집값이 안정되고, 민간시장의 급격한 가격 상승을 제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개발·재건축과 관련해서는 낙후지역 재개발은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한편, 원주민과 실수요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투기수요에 대한 행정적 재제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기존에 추진돼왔던 도시재생 사업을 적극 계승하고, 35층 층고 제한 완화와 융합용도를 통한 복합개발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또 우 의원은 택지 확보를 위해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위를 덮어 24만 평의 부지를 확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평당 1000만원의 공사비를 들이면 3억원짜리 땅을 만들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반대로 야권은 민간개발 관련 규제를 과감히 풀어 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하면 공급이 늘고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본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서울 용적률 기준 상향, 안전진단 기준 조정, 분양가 상한제 폐지, 과도한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 현실화 등을 골자로 부동산 대책을 제시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을 앞둔 서울 금천구 남서울럭키아파트를 방문한 자리에서 부동산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공약했다. 나 의원은 “분양가상한제가 현실과 괴리돼 폐지 목소리가 높은 것 같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폐지하고 그로 인한 개발이익 환수는 철저히 하는 방향으로 재개발·재건축을 조금 더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총체적 실패 중 가장 ‘폭망’한 정책은 24타수 무안타, 바로 부동산 정책”이라며 공약으로 향후 5년간 주택 총 74만6000호 공급, 부동산 세금 인하, 규제 완화 등을 제시했다.

 

세부적으로 청년 주택바우처 제도, 전·월세 부담 완화를 위한 금융기관·보증기금 연계 보증금 프리제도, 신혼부부 대상 청년주택 우선 입주 및 10년 거주권 보장, 정비사업 용적률 완화, 용적률 일정 부분 5060 세대 우선 분양, 무주택자 대출 제한 완화등을 약속했다. 아울러 1주택자의 취득세와 재산세를 인하하고, 소득이 낮거나 없는 사람은 종합부동산세를 집을 팔거나 상속·증여 시 낼 수 있도록 이연제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뉴타운 사업 활성화를 통한 5년 내 신규 주택 65만 가구 공급, 지하철 2호선 지상철 구간을 지하화하는 역세권 통합 개발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김선동 전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주택 80만 가구 공급,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서울교대 이전 및 도심 청년주택 조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부동산 업계는 실현 가능성 낮은 공약이 남발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택 공급은 계획 수립부터 실제 입주까지 수년이 소요되는데, 이번 보궐선거로 뽑힌 시장은 임기가 1년 2개월에 불과해 공약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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