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첫 금통위서 기준금리 동결…올해 전망은?

자산시장 과열보다 경기회복 지원 우선…“올해 내내 동결될 듯”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세계비즈=안재성 기자]한국은행이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가운데 올해 내내 동결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 과열이 우려되긴 하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3차 확산 등으로 실물경제의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쉽게 금리를 인상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한다고 15일 밝혔다.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 연속 0.5%의 초저금리가 유지되고 있다.

 

최근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부동산 투자)’과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가 유행하는 등 자산시장 과열은 분명 우려되는 사안이다.

 

지난해 집값은 7.04% 상승(한국부동산원 집계)했으며, 코스피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긴했다. 증시는 올해초에도 활황세를 나타내 ‘코스피 3000’ 시대를 열었으며, 장중 한때 32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금리가 낮아 부담이 적으니 돈을 빌려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늘어 가계대출은 급증했다. 지난해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년말 대비 100조5000억원(11.3%) 부풀었다. 신용대출은 사상 최대 증가폭(3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경기회복 지원을 최우선시한 것으로 판단되며, 마찬가지 이유로 올해 내내 동결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이미 이주열 한은 총재는 여러 차례 “우리 경제가 안정적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재확산, 3차 확산이 거듭되면서 실물경제의 회복세는 매우 더딘 모습”이라며 “게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도 제로금리를 유지 중인 상황에서 한은이 먼저 기준금리를 인상하긴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실물경제, 특히 내수의 흐름은 매우 좋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금리까지 올라가면, 수많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파산할 것”이라고 염려했다.

 

물가상승률이 안정적인 부분도 한은의 동결 기조 전망에 힘을 주는 사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5%에 그쳐 2년 연속 0%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한은은 올해 물가상승률 1.0%로 예상한 가운데 다소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지만,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올해 내내 동결에 힘을 주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계속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금융안정에 우려가 있지만, 여전히 자영업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피해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한은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상황을 관망하는 스탠스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경기는 올해 3분기에나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될 것”이라며 “한은은 이를 고려해 내년 2분기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보다 더 뒤인, 내년 4분기를 금리인상 시기로 판단했다.

 

이날 한은 금통위도 “국내 경제의 회복세가 완만하고, 물가 상승 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앞으로도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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