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낸 바이든 재정정책…미국 구조 및 회복 계획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을 통한 대규모 경기부양안을 제안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출처=바이든 인수위원회

[임정빈 선임기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1조9000억 달러(2082조 원) 규모의 경기부양안을 의회에 제안했다.

 

이날 AP와 뉴욕타임스 및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코로나19 억제 및 경제 정상화를 겨냥, ‘미국 구조 계획(American Rescue Plan)’이라는 이름의 예산안을 공개했다.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부양안 중 4000억 달러는 코로나19 퇴치에 투입하고, 나머지는 경제 구호와 주정부와 지방정부에 지원한다.

 

이중 200억달러는 국가 백신 프로그램 가동에 투입, 고등학교 체육관이나 스포츠 경기장 등에서 대규모 예방접종을 실시하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바이든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한 후 100일까지 1억회 분의 백신 접종을 마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500억달러는 코로나19 신속 테스트를 실시하는데 배정했다.

 

또 사업규모와 관계없이 육아가 필요하거나, 의료휴가가 필요한 수백만명의 근로자들에 대해 긴급 유급휴가를 실시하는 방안을 담았다.

 

학교에 대해서도 1300억달러를 지원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공간 확보와 환기 개선 및 개인장비 등을 제공하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실업 수당과 관련, 1인당 1400달러를 추가하기로 했다.

 

최근 미국 정부와 의회는 600달러의 실업수당 지원안을 확정한 바 있어 올해 지급되는 코로나19 관련 실업수당은 모두 2000달러로 늘어나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 당선인 측근의 발언을 인용, 이번 미국 구조 계획은 미국 경제와 국가 보건시스템이 직면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긴급 조치라고 전했다.

 

코로나19에서 벗어나야 대침체 국면에서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번 계획에 대해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폭 넓은 지지를 보내고 있지만, 공화당 의원들이 이 안에 동의할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미국 의회가 친(親) 트럼프 지지자들의 점거로 홍역을 치러 분위기가 바뀌기는 했지만, 최근 9000억달러의 코로나19 관련 부양안을 통과시킨 지 불과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곧 출범하는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후 내달 ‘미국 회복 계획(American Rescue Plan)’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 계획의 규모가 이번에 제안한 1조9000억 달러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안은 보건과 교육 분야 지출 확대와 함께 전기자동차 충전소 등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에 예산을 대거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인프라를 구축함과 동시에 일자리를 대규모로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된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4~5조 달러 규모의 슈퍼 재정지출을 추진하게 되는 셈이다.

 

이 안이 현실화한다면 과거 미국의 대공황 당시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추진한 뉴딜정책과 같거나 오히려 더 큰 규모가 될 전망이다.

 

첫 번째 구조 계획은 정부의 차입으로 이뤄지지만, 두 번째 회복 계획은 기업과 부자에 대한 증세를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를 통과시킬 권한을 가진 미국 의회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상원은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 수가 50대50으로 같다. 그것도 민주당의 경우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 한명을 포함한 의석 수다.

 

어쨌든 의안을 놓고 가부동수(可否同數)의 상황이 된다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이 부통령 취임 후 당연직 상원 의장으로서 권한을 통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이 유리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의한 의사진행방해)가 가능한 상황이어서 바이든표 미국 구조 및 회복 계획안이 현실화하려면 큰 진통이 예상된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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