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호 기자] 연초부터 공교롭게도 기아자동차와 미국 지엠(제너럴 모터스)이 나란히 기존 로고를 바꾸면서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엠은 56년 만에, 기아차는 30여년 만에 신규 로고를 만들어 새롭게 선보였다. 두 회사는 코로나19 이후 변화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자동차 업계 지형에서 소비자에게 한층 달라진 모습으로 다가서기 위해 로고에 변화를 준 것이다.

그러나 각기 지향하는 바는 다르다. 지엠은 차세대 디지털 환경에 걸맞은 글로벌 전기차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브랜드 정체성을 바꾼 것이다. 기아차는 소비자 친화적인 슬로건을 내걸면서 좀 더 디자인에 신경을 쓴 모습이다.
먼저 지엠은 신규 기업 로고를 통해 친근하고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담았다.
샤론 가우치 지엠 글로벌 산업 디자인 부문 전무 이사는 “새로운 로고에 전 세계에서 근무하는 제너럴 모터스 직원들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를 투영하기 위해 모든 디자인 단계에서 신중을 기하며 의미 부여를 했다”고 말했다.
일단 새 로고는 선명한 파란색 톤에 그러데이션을 적용했는데 이는 탄소 배출 제로의 비전이 실현된 미래의 청명한 하늘과 친환경 에너지를 의미한다. 둥근 모양의 모서리와 소문자로 구성된 로고는 더욱 현대적이면서 포용적인 느낌을 준다. ‘m’에 적용된 밑줄은 기존 지엠 로고 디자인을 계승하면서 동시에 지엠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얼티엄 플랫폼을 시각화한 것이다. ‘m’ 주변의 빈 공간은 전기 플러그 모양을 상징한다. 이로써 지엠은 전기차 전문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셈이다.

기아차는 그동안의 로고를 버리고 아예 새로운 로고로 바꿨다. 기아의 영문명인 ‘KIA’를 하나의 선으로 연결해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인상을 준다. 기존 붉은색 타원형 테두리는 사라졌고 색깔도 검은색으로 바꿨다.
신규 로고는 기아차의 새로운 브랜드 철학(균형, 리듬, 상승)을 반영한다. 특히 기존 사업영역에서의 소비자 만족은 물론, 미래 지향적인 제품과 서비스 제공을 통한 새로운 경험을 제시해 나가겠다는 균형, 새 로고의 선들이 모두 하나로 연결된 것처럼 소비자 요구에 따라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겠다는 자세와 약속을 담은 리듬이 담겨 있다. 또한 소비자 관점의 새로운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송호성 기아차 사장은 “새롭게 선보인 로고는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나아가겠다는 기아차의 의지를 상징한다”고 소개했다.
13일 현재 기아차 홈페이지 등에도 새 로고가 적용된 상태이며 2021년 나올 신차에도 새겨진다. 전용 전기차 CV(가칭), K7 신형, 스포티지 신형 차종이 그 대상으로 알려졌다. 세 가지 차종 중 가장 먼저 나오는 차부터 신규 로고가 적용된다.
기아차의 로고 변경은 근래 몇 년간 기아차 신차 디자인의 파격적인 변화와 맞물려 새로운 기대감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