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허위매물과의 전쟁’ 나선 프롭테크 업계

부동산 중개 플랫폼들이 온라인 허위·과장 매물 퇴출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얼마 전 직장인 A 씨는 이사 갈 집을 알아보던 중 인터넷에서 월세 60만원짜리 풀옵션 원룸을 발견하고 매물을 올린 공인중개업자와 약속을 잡았다. 하지만 약속 시간에 찾은 A 씨에게 중개업자는 방금 해당 매물이 나갔다며 말을 바꾼 뒤 월세가 30만원 더 비싼 매물을 보여줬다.

 

2010년대 들어 직방, 다방, 네이버부동산 등 부동산 중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은 몇 번의 손가락 움직임만으로 원하는 매물을 찾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일부 중개업자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실제 조건과 다른 허위·과장 매물, 속칭 ‘미끼 매물’을 올리면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졌다.

 

13일 프롭테크 업계에 따르면 직방, 다방 등 부동산 중개 플랫폼들은 온라인 허위·과장 매물 퇴출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직방은 내년부터 업계 최초로 허위 부동산 매물 여부를 100% 검증하는 ‘100% 고객 안심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고객안심콜이다. 고객안심콜이란 직방 부동산 매물 광고를 보고 중개사에 문의하거나 혹은 중개사무소 방문 이력이 있는 이용자에게 직방이 전화를 걸어 허위매물 경험 여부를 확인하는 제도다. 매물 방문을 완료한 이용자에게도 2차 안심콜을 시행한다. 가격이나 위치 등 광고와 다른 조건의 매물을 안내받은 경우 사실 여부 확인을 거친 후 해당 중개사에게 이용정지를 포함한 제재를 내린다. 직방은 또 전국 요주의 허위매물 지역을 모니터링해 매물의 진위 여부를 전수 조사하는 ‘안심광고 프로젝트’(구 허위매물 아웃 프로젝트)를 연중 실시할 계획이다.

 

앞서 직방은 허위매물을 한 번이라도 올리면 경고 처분을 내리고, 총 3번의 경고 누적 시 탈퇴시키는 ‘삼진아웃제’를 운영해왔다. 또 허위매물을 경험한 이용자에게는 사과와 보상의 의미로 현금 3만원과 선물을 제공하는 ‘헛걸음보상제’를 실시하고 있다. 직방 관계자는 “최근 국토교통부 지정 부동산 광고시장 감시센터의 조사결과 한 달 동안 신고된 허위매물 신고 건수 1507건 중 직방이 차지한 비중은 7%(105건)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다방은 올해 4월부터 부동산 방문 전 허위매물을 차단해주는 ‘매물확인 메신저’를 운영하고 있다. 매물확인 메신저는 부동산 방문 전 매물의 거래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해 주는 서비스다. 사용자가 매물확인 메신저를 통해 매물에 대해 문의하면 해당 매물을 올린 공인중개사는 다방 공식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계약 가능 ▲계약 불가능 ▲다른 매물 추천으로만 대답할 수 있다.

 

문의를 받은 중개사는 최대 48 시간 이내에 매물 상태에 맞는 답변을 전송해야 한다. 중개사가 답변을 회피하거나 ‘계약가능’ 외 다른 답변을 하면 해당 매물은 허위매물로 판단돼 자동으로 비(非)노출 처리된다. 중개사가 올린 매물이 허위로 판명되면 해당 중개사는 경고를 통해 서비스 이용정지 및 영구 퇴출 등 제지를 받는다.

 

한편 정부도 허위·과장 매물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인터넷 중개대상물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지난 8월 21일부터 10월 20일까지 총 2만4259건의 허위매물이 신고됐으며, 이 중 402건은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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