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기, 바닥 치고 본격 상승 전환하나

기업 체감·소비심리 두 달째 개선…수출 두자릿수 증가
코로나19 백신 상용화 기대감↑…재확산시 변수로 작용

사진=연합뉴스

[세계비즈=안재성 기자] 기업의 체감경기와 소비심리가 2개월 연속 개선되면서 한국 경제가 바닥을 찍고 본격 회복 단계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될 경우 글로벌 소비심리 개선으로  수출 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가 재차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존재한다.

 

◆ 기업 체감경기 두달 연속 개선세…11월 1∼20일 수출 11.1%↑ 

 

기업의 체감경기가 11월까지 두 달째 개선세를 이어갔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11월 전(全)산업 업황 실적 BSI는 78로, 한 달 전보다 4포인트 올랐다. 전산업 업황 BSI는 10월 10포인트 뛴 데 이어 두 달 연속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11월의 전산업 업황 실적 BSI는 아직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기 전인 1월 13∼20일 조사 당시의 BSI 75를 넘어섰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1월~2019년 12월의 장기평균치인 77보다도 높다.

 

11월 중 제조업 업황 실적 BSI(85)는 전기장비(+12포인트), 전자·영상·통신장비(+10포인트), 자동차(+9포인트)를 중심으로 한 달 사이 6포인트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전자·영상·통신장비, 자동차 부품이 많이 수출돼 전체적으로 좋아지면서 장기평균보다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수출도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313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1.1% 늘었다. 조업 일수를 반영한 일 평균 수출액은 7.6% 증가했다.

 

수출은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탓에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했었다. 9월에 7.6% 반등했다가 10월에 다시 3.6% 후퇴했지만, 11월 들어 재차 증가세로 전환된 것이다.

 

소비심리도 개선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7.9로 전달 대비 6.3포인트 뛰었다. 소비심리 역시 지난달에 10포인트 넘게 상승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개선세다.

 

전산업 업황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까지 반영한 경제심리지수(ESI)는 전달보다 3.2포인트 상승한 89.1을 나타냈다. 계절적 요인 등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85.3)는 4포인트 올랐다.

 

◆ 백신 개발 기대감에 소비심리↑… 코로나19 재확산이 변수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기업 체감경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는 느리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보다는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최근 화이자, 모더나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예방률 90%를 넘겼다는 보도가 나와 증권시장이 활황세다.

 

백신이 상용화되면 그동안 억눌린 소비심리가 되살아나 실물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소비 회복을 위한 여력이 준비된 상황”이라며 “백신 개발 후 반도체, 자동차 등의 수출이 본격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허니문 기간이 끝나고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 일시 조정은 올 수 있지만, 이후 경기가 완만하게 성장하고 금리가 안정되는 ‘골디락스(경기가 과열되지 않으면서도 장기간 성장)’가 조성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경계론도 나온다. 겨울철 코로나19 재확산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김대진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했다고 보기엔 시기상조”라면서 “코로나 재확산세 탓에 경기가 다시 위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유럽 등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봉쇄가 연장되면 경기 불안 심리가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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