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권영준 기자] 카드사가 고객의 초인종을 누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좀처럼 장기화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집콕족’을 위한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가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배달앱과 연계한 신용카드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특징은 배달앱 사용 혜택 외에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등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내고 제품 또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구독경제의 혜택도 함께 담고 있다. 또한 유통 관련 상품 역시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카드업계의 변화를 의미한다. 코로나19 시대 이전까지 여행, 레저, 항공사의 혜택을 담은 카드가 주요 상품이었다면, 이제는 음식배달, 구독경제, 온라인 구매 등 집안에서 이뤄지는 생활에 초점을 맞춘 상품으로 라인업을 변화시키고 있다.
실제 배달앱 시장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성장을 하고 있다. 지난 9월 인터넷산업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시장 점유율 98%를 차지하고 있는 배달의 민족(우아한형제들), 요기요, 배달통(이상 딜리버리히어로) 기준 7월 배달앱 월 결제액은 9434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7월까지 연간 결제액은 6조400억원으로 2018년 연간 결제액 4조100억원을 이미 넘어섰고, 2019년 7조1000억원에도 80% 이상 육박했다.
배달앱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카드업계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우선 현대캐드는 최근 배달의민족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국내 배달 앱 최초의 PLCC 상품으로, ‘배민포인트’에 집중된 혜택이 담겨있다. 앞서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역시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와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하고 배달앱 요기요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요기요 카드’를 출시했다.
이들 카드의 공통점은 구독경제 혜택도 함께 담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현대카드의 배달의민족 PLCC카드의 경우 현대Hmall, 네이버쇼핑, GS SHOP, SSG닷컴 등 온라인 쇼핑과 넷플릭스, 멜론, 유튜브 프리미엄 등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이용시 결제금액의 2%를 배민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이는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도 마찬가지다. 요기요 신한카드는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등 OTT 서비스(Over The Top)에서 정기 결제를 하면 월 통합 5000원 한도 내에서 15%를 할인해 주고, 쿠팡, G마켓, 11번가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5만원 이상 이용시 건당 2000원 할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요기요 삼성카드 역시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료 정기결제시 10% 결제일 할인이 제공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에 따라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이 언택트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에 업계도 생활밀착형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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