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주형연 기자]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 대표이사들의 임기 만료가 올해말 혹은 내년초로 다가오면서 이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 중 KB증권 최고경영자(CEO) 두 명의 임기 만료가 가장 빠르다. 박정림, 김성현 KB증권 사장은 지난 2018년 12월 선임돼 올해 12월 31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박 대표가 이끄는 위탁·자산관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005억원으로 전년(93억원) 대비 무려 987% 급증했다. 김성현 대표가 진두지휘하는 IB부문 역시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78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027억원으로 31.6%가 늘었다. 이에 KB증권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2302억원, 순이익 151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9%, 62.67% 급증했다.
KB증권의 실적 호조로 두 대표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지만 라임펀드, 호주부동산펀드 등 금융사고에 연루된 점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박 대표는 KB국민은행장 후부군으로도 오르내리고 있어 KB금융지주 계열사 인사 판도를 예단하긴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내년 초에 임기가 만료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이 29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2% 증가했다. 이로써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상반기 매출액도 9조74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8% 급증했다.
정 대표는 올해 좋은 실적을 거둔 만큼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다수다. 한국투자증권은 대표이사 임기가 1년으로 타 증권사에 비해 짧지만, 성과만 잘내면 장기 집권도 가능하다. 실제 전임 대표이사였던 유상호 현 부회장은 만 11년 이상 대표이사에 재직하기도 했다. 하지만 옵티머스펀드 등 사모펀드 사태와 연루된 점 등은 정 대표의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의 최현만, 조웅기 대표도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두 대표는 현재까지 좋은 실적을 거뒀고 사모펀드 이슈에서도 비껴 나 있어 이변이 없는 한 연임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304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84%나 급증했다. 영업이익도 3871억원을 기록 전분기 대비 179.2% 증가했다. 연결 기준 지배주주 자기자본은 9조5300억원을 확대됐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의 임기도 내년 3월까지다. 다만 이 대표는 올해 상반기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취임한 후 하나금융투자는 매년 순익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차기 그룹 회장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투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12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9.25%나 증가한 규모다.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2.97% 늘어난 1724억원에 달한다.
내년 3월 임기 만료인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도 무난하게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보이지만, 사모펀드 사태와 연루된 부분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도 증권사들이 나름 실적 선방을 이뤄 연임 가능성이 높은 증권사 CEO들이 꽤 있다”며 “하지만 라임 사태 등 금융사고가 증권사 CEO들의 연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