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 않는 ‘마통’ 한도 줄인다…당국, 추석 후 신용대출 규제 발표 전망

우리은행·카뱅·케뱅 등 금리인상…신용대출 규제 본격화

사진=연합뉴스

[세계비즈=안재성 기자]앞으로는 사용하지 않는 마이너스통장의 한도가 줄어들 전망이다. 또 이미 실행된 신용대출도 만기연장 심사가 예전과 달리 깐깐해지고, 한도 축소까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우리은행,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여러 은행이 신용대출 금리를 올리는 등 신용대출 관련 규제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 한도 축소 추진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이날 쓰지 않는 마이너스통장의 한도 축소 등의 내용을 담은 신용대출 총량 축소 방안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에서 여러 차례 신용대출 규제 방침을 밝히면서 은행이 우선 자체적으로 고액 신용대출의 한도를 떨어뜨리고 있는 가운데 마이너스통장에까지 규제의 손길이 닿은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규제 의사를 내비친 후 규제 전에 빨리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해두자는 심리가 형성되면서 최근 마이너스통장 신청이 급증했다”며 “이를 감안한 조치인 듯 하다”고 진단했다.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4일 간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신규 마이너스통장 약정액은 8000억원에 육박해 일주일 새 약 70%나 폭증했다.

 

이에 따라 먼저 개설부터 한 뒤 사용하지 않은 마이너스통장은 만기 연장 시 한도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1억원 한도의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한 차주가 5000만원만 쓴다면, 만기가 연장될 때 한도가 7500만원으로 감소하는 식이다.

 

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은 보통의 1년 만기 신용대출도 만기 연장 시 한도를 낮추는 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은행은 이미 실행된 1년 만기 신용대출은 별다른 심사 없이 재연장해주는 게 관례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만기 시마다 심사를 깐깐하게 하고, 심사 결과에 따라 한도가 축소되는 케이스도 발생하도록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이 제출한 신용대출 총량 축소 방안을 검토한 뒤 일부를 보완해 추석 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전망이다.

 

◆금리인상 행렬 참여하는 은행들

 

신용대출 한도 축소뿐 아니라 금리를 높여 소비자의 접근을 어렵게 하는 안도 실행되고 있다.

 

이날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직장인 신용대출 최저금리를 기존 연 2.01%에서 연 2.16%로 0.1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상된 금리는 즉시 적용됐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신용대출 속도 조절 차원에서 금리를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잔액은 올해 6월말 14조1000억원에서 8월말 14조7000억원으로 6000억원 급증했다.

 

또 다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도 지난 18일 1년 만기 신용대출 최저금리를 연 2.03%에서 연 2.13%로 0.1%포인트 올렸다.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연 2.43%에서 연 2.63%로 0.2%포인트 인상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4일 신용대출에 적용되는 우대금리를 없애거나 하락시키는 방법으로 금리를 상향했다.

 

대표 신용대출인 ‘우리 주거래 직장인대출’에서는 우대금리 항목인 '공과금·관리비'(0.1%포인트)를 삭제했다. 대기업 임직원 신규고객에게 적용했던 우대금리 0.1%포인트 항목도 없앴다. 또 우대금리 협약 맺은 기업 직원에 대한 우대금리도 최고 0.6%포인트에서 0.3%포인트로 내려 사실상 신용대출 금리가 0.5%포인트 인상된 효과를 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대출의 한도 축소로 인해 생긴 손실을 메꾸기 위해서는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며 한도 축소와 금리인상이 함께 갈 수밖에 없음을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실 그간 대출금리를 상향하고 싶어도 금융당국의 눈치 때문에 은행들이 망설였다”며 “하지만 지금은 되레 금융당국이 금리인상을 바라고 있어 은행들이 마음껏 금리를 올리는 추세”라고 판단했다.

 

seilen78@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