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택트’에 꽂힌 건설사들, 코로나 대응 ‘이상 무’

포스코건설, 사내 회의·행사·교육 업무 온라인 전환
현대엔지니어링, 해외파견 근로자 비대면 진료 서비스 제공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업무를 온택트 방식으로 전환하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태풍 ‘하이선’ 대책 회의 중인 포스코건설 인프라사업본부 관계자들. 포스코건설 제공

[박정환 기자] 건설업계에 ‘온택트(ONtact)’ 바람이 불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업무 셧다운을 막기 위해 사내 회의, 행사, 교육 등을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하는 건설사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온택트는 비대면을 의미하는 ‘언택트(Untact)’에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On)’을 더한 개념이다. 기존 언택트가 대면 없이 구매와 소비가 이뤄지는 것이라면 온택트는 대면을 최소화하되 온라인으로 소통을 이어가는 점이 다르다.

 

건설업계는 사내 업무에서 온택트의 적용 범위를 점차 늘려가고 있다. 이달 초 태풍 ‘하이선’이 내륙을 통과할 때 포스코건설의 국내외 현장소장과 본부 직책자 등 80여명은 화상회의를 통해 공사현장의 피해 상황과 대응 현황을 챙겼다. 이전에는 개별 이동해 회의에 참석하다 보니 시간과 비용이 적잖게 소요됐지만 영상회의를 통해 유연하고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해졌다.

 

포스코건설은 또 최근 임직원 소통행사인 ‘타운홀 미팅(Town Hall Meeting)’을 화상 개최했다. 경영층과 밀레니얼 세대가 함께 개선 아이디어를 나누자는 취지로 기획된 이 행사에는 재택근무 직원들도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 참여했다.

 

온택트는 교육 및 인력 채용에도 적용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사내 교육과정 중 가장 큰 규모인 ‘건설경영아카데미’의 전 과정을 화상 교육으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엔 신입사업 채용 리크루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내 퀴즈쇼도 온택트로 이뤄진다. ‘도전! 기업시민 끝판왕’이라는 제목의 퀴즈쇼에는 포스코건설 임직원 300여명이 화상으로 참여하며 ‘기업시민’을 주제로 퀴즈를 풀 예정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궁여지책으로 업무를 온택트 전환했는데, 직원들 사이에서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는 의견이 적잖아 코로나 이후에도 업무 방식에 대한 개선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대면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 현대엔지니어링 제공

근로자의 건강 관리에도 온택트가 활용된다. 핵심은 해외 파견 업무가 많은 건설업의 특성을 고려해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은 인하대병원과 협업해 해외근무 및 해외출장 임직원을 위한 비대면 진료서비스에 나섰다. 진료 대상은 회사가 진출해 있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쿠웨이트, 투르크메니스탄, 폴란드 등에 파견 및 출장 중인 임직원이며 향후 진료 가능 국가 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회사 측은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온택트 멘토링 프로그램인 ‘랜선잡(Job)담(Talk)’을 실시했다. 멘토링은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참가 청년들의 관심 직무 별로 관련 경력을 가진 멘토가 배정돼 약 1시간 동안 경험과 노하우, 취업 관련 질문 등을 공유하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GS건설은 건설사 최초로 일반인 대상 온택트 라이브 강연에 나섰다. 지난 21일부터 공식유튜브채널 ‘자이tv’를 통해 ‘차이나는 클래스-부동산 세금 파헤치기’ 강연을 진행 중이다. 강사의 일방적인 정보제공과 질문 댓글에 대한 답변을 다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들이 직접 실시간 참여하는 쌍방향 소통 방식이 특징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은 다른 업종에 비해 현장·해외 근무 빈도가 높아 온택트의 활용도가 높은 편”이라며 “다만 다소 보수적인 건설업계 특성상 온택트 업무가 완전히 자리잡기까지는 일부 시행착오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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