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은행들 검은 돈 거래 2조달러…국내은행들도 소액이지만 관여

글로벌 대형은행들의 검은 거래가 폭로된 가운데 국내은행들도 소액이지만 관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출처=ICIJ

[임정빈 선임기자]글로벌 대형은행들이 지난 십수년간 범죄에 활용될 수 있는 ‘검은 돈’을 옮겨주며 이윤을 남겼다는 폭로가 나온 가운데 우리나라 시중은행들도 소액이긴 하지만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88개국 110개 언론기관 및 버즈피즈와 함께 입수해 21일(현지시간) 미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의 의심거래보고(SAR)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이와 관련한 거래건수는 39건으로, 송금받은 금액은 966만9089달러, 송금한 금액은 103만5807달러로 파악됐다.

 

ICIJ는 이번에 폭로된 규모가 전체의 0.02%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어 국내은행들의 실제 규모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전체거래 2건에 207만942달러를 송금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외환은행(KEB하나은행으로 합병)은 23건의 거래 속에 102만5337달러를 송금하고 664만8715달러를 송금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은 5건 거래에 18만7176달러, 경남은행은 4건 거래에 65만5133달러를 송금 받았다.

 

기업은행은 4건 거래에 1만470달러를 송금하고 9만5780달러를 송금 받았다.

 

국민은행은 1만1343달러 1건을 송금받았다.

 

국내 은행들이 이와 관련해 거래한 외국은행은 리저널인베스트뱅크, HSBC홍콩, 피프스서드뱅크, PT뱅크 Ocbc Nisp Tbk, PT뱅크 Comonwealth, The National Bank of Ras(Ras Al-Khaimah, Uae), Eesti Kreditbank, Jsb Rosevrobank OJSC, Standard Chartered Bank, LTB Bank, AO Raiffeisenbank Treasury 등이다.

 

버즈피즈에 따르면 미국 최대은행 JP모건 체이스, 영국계 HSBC, 스탠다드차타드, 도이체방크, 뉴욕멜론은행 등 5개 글로벌 은행의 불법거래 정황 중에는 대북제재 위반, 도쿄올림픽 유치 뇌물수수 등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은행이 FinCEN에 제출한 SAR 2100여건은 각 은행 내부 준법감시팀에서 돈세탁이나 범죄 등에 연관된 거래로 의심했다는 의미다.

 

이런 의심을 산 거래의 규모는 총 2조달러(약 2327조원)에 달했다.

 

ICIJ는 “2011~2017년 FinCEN에 제출된 SAR이 총 1200만여건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 분석된 SAR은 전체의 0.02% 이하”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폭로로 인해 HSBC 주가는 전일 홍콩증시에서 2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뉴욕증시에서는 JP모건체이스 주가가 3% 넘게 떨어졌고, 시티그룹도 2.1%가량 하락했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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