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선견지명 빛났다...대한항공 2분기 영업익 1485억원 어닝서프라이즈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앞줄 오른쪽)과 직원들이 기내 방역작업에 나서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전경우 기자] 조원태 회장의 리더십이 난기류에 빠진 대한항공을 구했다. 

 

 대한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올해 2분기 15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내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사상 초유의 위기에 빠진 글로벌 항공업계가 일제히 주목할 만한 성과다. 

 

 대한항공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485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작년 같은 기간(-1천15억원)과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고 6일 공시했다. 2분기 잠정 매출액은 1조6천90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3조201억원)보다 44%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은 1천62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영업이익률은 8.8%다.

 화물기 가동률을 늘리는 등 가능한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임직원 휴업 등 비용 절감 노력이 더해진 결과다. 대한항공은 연료비와 인건비를 포함한 영업비용을 1조5425억원(작년 3조1216원)까지 줄였다. 

 

 조원태 회장의 선견지명은 위기에서 빛을 발했다. 조 회장은 경영전략본부장, 화물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조원태 회장은 2010년대 장기 침체와 과당 경쟁으로 신음하던 항공화물 시장 환경에도 불구, 보잉777F, 보잉747-8F 등 최신 고효율 화물기단 구축을 고집했다.  

 

 또한 지난 2016년 최대 30대까지 운영하던 화물기를 절반 가까이 줄이려고 했을 때도, 당시 조원태 총괄부사장은 반등의 기회가 머지않아 올 것으로 믿고 화물사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화물기단 축소 폭을 줄이자고 설득해 이를 관철시켰다. 이 같은 판단으로 유지된 대한항공의 23대의 대형 화물기단은 코로나19 사태로 공급이 부족해진 항공화물 시장에서 위기를 극복하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조원태 회장은 항공화물 사업의 미래 경쟁력을 위한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자사 보유 L.A., 뉴욕 등 전용 화물터미널의 처리 능력을 극대화하는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통해 시장 변동성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는 한편, 화물 예약·영업·운송·수입관리 전반에 대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신화물시스템을 2019년부터 도입하는 등 고객 가치 창출을 위해 투자를 지속하며 시장의 신뢰를 높여왔다.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역발상 전략’도 조원태 회장의 아이디어다. 올해 3월 코로나19로 인해 여객기들이 잇따라 공항에 발이 묶이자 “유휴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해 화물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면, 공급선을 다양화하는 한편 주기료 등 비용까지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낸 것.

 

 이와 같은 장기간에 걸친 미래 경쟁력 투자와 신기재를 활용한 효율성 극대화, 다양한 위기 타개 전략과 시장의 신뢰가 어우러져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

대한항공 A330 항공기 하부 수납공간에 화물을 탑재하는 모습.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의 화물 수송실적은 작년 동기 대비 17.3% 증가했다. 이에 따라 화물 부문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6천299억원)의 배에 달하는 1조225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여객 사업의 경우 모든 노선의 수요가 줄어들며 수송실적이 작년 동기 대비 92.2% 감소했다.

 다만 4월 이후 제주 노선을 중심으로 국내선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6월 이후국제선에서도 소폭이나마 수요가 개선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여객기 좌석을 떼어내 화물기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 추가로 화물 공급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kwju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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