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다각화로 위기 극복나선 韓 철강 ‘빅2’

철강경기 침체로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는 철강업계가 이차전지 등 비(非)철강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오현승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수요부진과 이에 따른 전방산업의 침체로 실적 부진에 허덕이는 철강업계가 비(非)철강 분야를 강화하는 식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포스코는 2018년 4월 포스코 창립 50주년 ‘미래비전 선포식’에서 트레이딩·건설·에너지·ICT를 융합해 인프라 사업으로 육성하고 에너지 저장소재·경량 소재 등을 신성장 분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철강 분야에 치우친(약 80%) 수익구조를 철강, 인프라, 신성장 분야에서 각각 40%, 40%, 20%의 비율로 관리하겠다고 선포했다.

 

 특히 포스코는 이차전지 소재사업을 미래 핵심사업으로 꼽고 있다. 이를 위해 양·음극재 생산능력과 인력 확충 및 마케팅 역량을 제고하고, 차세대 제품 연구개발(R&D)을 강화할 방침이다. 포스코는 이미 호주 리튬 광산과 아르헨티나 염호를 확보한 상태다. 포스코케미칼은 제철공정 부산물(COG)을 활용한 과산화수소 합작 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수소연료자동차의 연료전지에 투입되는 금속분리판 생산 규모 확대에 나섰다. 이는 수소·전기차 생산량을 연 50만대 수준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은 현대자동차그룹의 ‘FCEV 비전 2030’에 발맞춘 전략이다. 현대제철이 260억 원을 투자한 금속분리판 제1공장은 이미 지난해 3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상태다. 제1공장 연간 생산능력은 1만 6000대 수준인데, 지속적인 설비 확충을 통해 내년 3만 1000대, 후년엔 4만 6000대 수준으로 생산규모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이를 위해 내년 11월 구축 완료를 목표로 예산공장 내에 투자비 약 700억 원 규모의 제2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물론 사업다각화 전략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글로벌 철강사의 사업다각화 추진 사례와 교훈’ 보고서에서 “미국의 US스틸(US Steel)은 오일쇼크 이후 철강불황 장기화와 에너지 사업의 양호한 성장 전망으로 주력 사업을 철강에서 에너지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2건의 빅딜을 성사시켰다”면서 “사업 선정과 실적은 성공적이었지만 급격한 사업 전환 추진과 그룹관리 역량 부족, 철강 본업의 부실화가 지속되면서 그룹에서 철강사업이 분할돼 버렸다”고 분석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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